'달빛어린이병원' 양적 성장 이면 심각한 부실 운영 도마

수도권 쏠림 · 야간진료 제한 · 비전문의 인력 문제 심각

야간·휴일 소아 경증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달빛어린이병원이 7배 이상 양적으로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지역 편중, 운영 불안정성, 부실 진료 등의 문제점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의원(대전 서구갑)이 보건복지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러한 제도의 허점이 확인됐다.

달빛어린이병원(현재 126개소, 2025년 7월 말 기준 121개소)은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지역별 불균형이 심각하다.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6.3%(56개소)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된 반면, 경상북도는 올해 7월까지 단 한 곳도 지정되지 않았다가 최근 4개소가 지정되는 등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

장종태 의원은 "경북 아이들은 야간이나 휴일에 아프면 타 지역으로 '원정 진료'를 가야 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제도의 안정성 문제도 제기됐다. 신규 지정이 급증하는 동안에도 운영의 어려움으로 인해 지정 취소 병원이 2022년 1곳, 2023년 2곳, 2024년 2곳, 2025년 7월 기준 2곳으로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또한 '달빛'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운영되는 '반쪽짜리' 병원도 다수 확인되어 이용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경남의 A 병원과 울산의 B 병원은 평일 야간 진료 없이 '토, 일, 공휴일'에만 운영했으며, 경기도 C 병원은 특정 요일에는 저녁 7시까지만 진료하는 등 야간 진료가 매우 제한적이었다.

심지어 일부 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아닌 인력 중심으로 운영되어 전문성 문제도 드러났다. 서울의 D 의원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없이 '일반의/인턴 6명'으로만 신고되었고, 경기도 E 의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이 운영 인력으로 보고됐다.

장종태 의원은 "정부가 단순히 지정 병원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해 중요한 의료 서비스의 지역별 접근성은 놓치고 있다"고 비판하며, 복지부는 지금이라도 운영 현황을 재점검하고 의료 소외지역 지원책과 운영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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