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나 충치, 잇몸병으로 치아를 잃었을 때 가장 자연 치아에 가까운 치료법으로 꼽히는 임플란트. 하지만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흔히 제기되는 질문이 있다. "80세 이상 고령 환자도 임플란트를 받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나이 자체가 절대적 제한 요인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고령 환자도 임플란트를 통해 씹는 기능과 삶의 질을 회복한 사례가 적지 않다. 다만 환자의 전신 건강 상태와 잇몸뼈(치조골) 조건, 구강 관리 능력이 수술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대한치과계에 따르면 치아 상실의 가장 큰 원인은 치주질환이다. '잇몸병'으로 불리는 치주질환은 40세 이후 급격히 증가하며, 심한 경우 발치로 이어진다. 또한 노화로 잇몸이 내려가 치아 뿌리(치근)가 드러나면서 충치가 잘 생기고 진행도 빠르다. 여기에 당뇨, 골다공증, 심혈관 질환 등 전신질환이 동반되면 잇몸 건강은 더 나빠질 수 있다.
세란병원 치과 오민석 과장은 "80세 이상 고령층도 임플란트를 식립한 뒤 잘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문제는 연령보다는 전신질환 관리 여부와 뼈 상태"라고 설명했다.
치조골이 부족한 경우에는 보강 수술이 선행돼야 한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뼈 이식술, 상악동 거상술이 있다. 시술 전에는 3D CT 촬영을 통해 잇몸뼈 상태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최근에는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활용해 식립 위치·각도·깊이를 미리 설계한 뒤 수술하는 방식도 널리 쓰이고 있다. 이를 통해 수술 시간이 단축되고 안정성이 높아졌다.
또한 당뇨 환자는 혈당 조절 여부가 관건이다. 혈당이 장기간 높게 유지되면 감염 위험이 증가하고 상처 회복이 늦어지면서 임플란트 실패율이 올라간다. 최근 2~3개월 평균 혈당을 나타내는 당화혈색소(HbA1c)가 기준치 이하일 때 뼈와 임플란트의 결합 성공률이 높다는 연구가 있다. 따라서 조절되지 않는 당뇨나 심한 골다공증, 항암 치료 중인 환자는 임플란트가 어려울 수 있다.
오 과장은 "틀니가 불편해 음식 씹기와 발음에 불편을 겪거나 어금니가 빠져 씹는 힘이 약해진 경우, 임플란트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특히 80세 이상이라도 전신질환 관리가 잘 이뤄진다면 뼈 보충 수술을 거쳐 충분히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회복 기간이 길어질 수 있고, 당뇨·심혈관 질환·골다공증이 동반된 경우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내과 협진을 통한 안전성 확보가 필수"라고 덧붙였다.
실제 임플란트는 틀니보다 기능적 장점이 크다. 틀니는 헐거워져 음식물을 씹는 힘이 떨어지고 위생 관리도 쉽지 않지만, 임플란트는 치아 뿌리 역할을 하는 고정 구조 덕분에 자연 치아의 70~80% 수준의 저작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오 과장은 "틀니가 맞지 않아 불편하거나, 잇몸뼈 흡수가 심해 틀니 유지가 어려운 경우 임플란트가 더 적합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전문의 상담을 통해 환자 개개인의 건강 상태와 뼈 조건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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