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노화? 뇌의 경고 신호일 수 있다"

치매 전조증상, 정상 노화와 어떻게 구별할까

윤승재 과장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 중 하나가 '치매'다. 기억력과 판단력이 점점 사라지고 일상생활이 무너지는 치매는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 모두에게도 큰 영향을 준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은 전체 치매 환자의 60~70%를 차지하며, 뇌 신경세포가 손상돼 점차 기능을 잃게 된다.

치매는 단순히 '기억력이 나빠지는 병'이 아니다. 생각, 언어, 감정, 생활 능력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정상 노화와 달리 일상에 큰 지장을 초래한다. 따라서 전조증상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상 노화에서는 이름이나 날짜를 잠시 잊더라도 힌트를 주면 다시 떠올린다. 반면 치매 전조증상은 최근에 있었던 일을 통째로 기억하지 못하며, 힌트가 있어도 전혀 회상하지 못한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단어조차 반복적으로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면 가끔 깜빡해 집안일에서 실수하는 정도는 흔하다. 그러나 치매 전조증상이 있으면 요리 중 불을 끄지 않아 사고 위험이 커지고, 물건 값을 계산하거나 가계부를 정리하는 등 기본적인 일을 혼자 처리하기 어렵다.

시간·장소 감각도 달라진다. 정상 노화는 특정 요일이나 날짜를 잠시 착각해도 곧바로 수정하지만, 치매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집 근처에서도 길을 잃고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혼동한다.

치매는 성격에도 큰 변화를 가져온다. 의심이 많아지거나 평소와는 다른 극단적인 성격 변화가 나타나며, 불안과 우울감이 심해져 사회적 활동을 피하게 된다. 이는 가족들이 가장 먼저 이상을 감지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세란병원 신경과 윤승재 과장은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이면서 신경세포 연결이 끊어지고, 이로 인해 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저하된다"며 "초기에는 최근 일이나 약속을 잊고, 길을 잃거나 가사일이 어려워져 가족의 도움이 점차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매는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밀로이드 PET-CT 검사를 통해 뇌 구조 변화 이전에 대사 이상을 포착할 수 있고, 치매 유형을 구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며 "노화는 단순히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지만, 치매는 뇌 기능 자체가 무너지는 것이므로 의심 증상이 보이면 반드시 신경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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