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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제 세마글루티드(제품명 위고비)가 동아시아인에게도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 연구팀은 동아시아 비만 기준인 체질량지수(BMI) 25kg/㎡ 이상의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세마글루티드가 44주 만에 평균 체중을 16.0% 감소시키고 허리둘레를 11.9cm 줄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으로, 세계적인 학술지 '란셋 당뇨병·내분비학(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한국과 태국 12개 기관에서 비당뇨 비만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주 1회 세마글루티드 2.4mg을 투여하는 방식의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약물을 투여한 그룹은 위약군(평균 체중 3.1% 감소)과 비교해 월등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특히 15% 이상 체중 감량에 성공한 비율은 투약군이 53.0%에 달해 위약군(4.2%)보다 약 12배 높았다.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 변비 등 위장관 증상이 주로 보고되었으나, 기존 약물에서 예상 가능한 수준으로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서양인 기준에 맞춰 진행된 기존 임상시험의 한계를 보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임수 교수는 "고도비만보다 비교적 낮은 BMI의 비만 환자가 많은 한국 및 동아시아인에게도 세마글루티드가 효과적인 치료 옵션임을 확인했다"며 "향후 진료 지침과 보험 정책 마련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