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이사장 박진식) 소속 간호사가 임신 중 갑작스러운 심장병으로 생사를 헤맸지만, 천신만고 끝에 세종병원에서 심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새 삶을 찾았다.
세종병원은 '주산기심근병증(분만전후심근병증)'으로 진단된 부천세종병원 간호사 A씨(32)에 대한 심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2일 밝혔다.
심장이식 수술 전 과정은 인천세종병원 심장이식센터(센터장 김경희)에서 담당했으며, A씨는 회복해 최근 퇴원했다. 현재 산모와 쌍둥이 아이 모두 건강하다.
한편, 건강하던 산모가 심장이식을 받을 정도로 갑자기 심장 상태가 악화된 것을 놓고, 전문가들은 '주산기심근병증(분만전후심근병증)'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것을 강조한다.
임신 중에 일어나는 생리학적 변화는 심혈관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보통의 임산부는 비교적 젊고 건강한 여성으로 임신 전까지는 심혈관계에 특별한 이상이 없던 경우가 대부분이라 심혈관계 진찰에 소홀해지기 쉽다.
게다가 임산부 대부분이 임신기 후반에 접어들수록 피로감과 운동 능력의 감소, 호흡곤란 등을 겪는데, 혹여 심부전 증상이었음에도 임신에 의한 자연적인 반응으로 오해해 진료를 안 받는 경우가 흔하며 그로 인해 조기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임신 중에는 혈액량이 늘어나면서 심박출량이 30~50% 상승한다. 심박출량의 상승은 기존에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여성에게 심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임신은 심혈관계 질환이 없던 여성에게도 새로운 심혈관계 질환을 야기하기도 한다.
주산기심근병증(분만전후심근병증)은 임신기 중 마지막 1개월에서 분만 후 5개월 이내에 나타나는 임신 합병증이다. 허혈성질환 혹은 판막질환이 없으면서 심실 확장, 수축 기능 저하 등이 동반된다. 확장성심근병증과 형태가 유사하나 특정 기간의 여성에게 나타나므로 서로 다른 질병으로 분류된다.
주산기심근병증의 위험인자로는 다산, 노산, 고혈압, 유전적 요인 등이 있다. 병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임신으로 인한 면역체계의 변화와 혈역학적 변화의 상호 관계가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알려져 있다.
갑작스럽게 나타나 더욱 당혹스러운 질환이지만, 제때 대처하면 자연 회복이 가능하다. 발병 6개월 이내에 심장 기능이 정상화되는 경우가 50% 정도다.
그러나 발병 후 6개월이 지나서야 진단된 경우는 자연 회복 가능성이 매우 낮고, 심한 좌심실 기능 저하가 발생한다. 더불어 좌심실 확장기말(좌심실이 가장 이완됐을 때) 구경(지름)이 60㎜ 이상일 정도로 좌심실이 너무 늘어나는 경우 자연 회복 가능성이 떨어진다. 치료 효과가 떨어져 증상이 지속되고 강심제 투여가 필요할 정도까지 가면 심장이식을 고려하기도 한다.
김경희 심장이식센터장(심장내과)은 "주산기심근병증 환자는 좌심실 수축기 기능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추후 임신을 금해야 한다"며 "수축기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와 임신 및 분만이 가능해지더라도 임신 시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며 심부전 재발 또한 염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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