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 일상 속 숨은질환 신호일 수 있어"

단순 증상으로 넘기기 쉽지만 중증 질환 초기 징후도

어지럼증은 흔히 경험하는 증상이지만, 원인이 다양해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가 움직일 때 이를 인식하고 균형을 유지하게 하는 감각을 '평형감각'이라고 하며, 이는 공간을 인식하는 시각, 자세를 인지하는 체성감각, 그리고 머리의 움직임을 인식하게 해주는 전정감각으로 구성된다.

이 세 가지 감각 정보가 뇌에서 통합되는데, 어느 한 부분 또는 이를 처리하는 뇌에 이상이 생기면 평형감각이 흐트러져 의학적으로 '어지럼'이라고 불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어지럼증은 원인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빙글빙글 도는 회전성 어지럼증은 주로 전정기관 이상과 관련이 있으며, 이석증, 메니에르병, 전정신경염, 전정편두통, 뇌졸중 등에서 발생할 수 있다.

걸을 때 몸이 기울거나 휘청거리는 경우는 체성감각에 문제가 있는 경우로 뇌졸중,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뇌질환, 척수질환, 말초신경병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눈앞이 아찔해지거나 순간적으로 깜깜해지는 경우는 뇌로 가는 혈류에 이상이 있을 때 나타나며 기립성 저혈압, 저혈당, 심장질환, 자율신경계 이상 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어지럼증은 때로 뇌졸중이나 뇌종양과 같은 중증 신경계 질환의 초기 신호로 나타날 수 있다. 뇌졸중은 뇌혈관 이상으로 인해 뇌 손상이 발생하면서 정상 기능이 저하되어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뇌종양 역시 종양이 점차 커져 뇌를 압박하면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동의의료원 최진혁 과장(신경과 전문의)은 "갑작스럽고 극심한 어지럼증으로 일어서기 어렵거나 보행이 힘든 경우, 심한 두통이나 구토가 동반되는 경우, 발음 이상이나 마비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 복시·시야 이상·청력 저하가 동반되는 경우, 의식이 흐려지는 경우는 대부분 뇌졸중 등 심각한 뇌질환을 시사하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의료기관을 찾아 신속하게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어지럼증의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전정기능검사, 비디오안진검사, 회전의자검사, 전정근유발전위검사, 뇌 MRI 등은 전정기관과 뇌의 기능을 평가하고, 어지럼증의 원인을 찾는 데 활용된다.

또한 원인별 생활 관리 역시 중요하다. 예를 들어 메니에르병은 저염식 유지, 전정편두통은 규칙적인 수면과 카페인 조절, 이석증은 칼슘·비타민D 적정 섭취, 기립성 저혈압은 천천히 일어나기와 충분한 수분 섭취가 도움이 된다.

동의의료원 최진혁 과장(신경과 전문의)은 "어지럼증은 원인과 양상이 다양하므로,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정확한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조기에 관리하면 증상 악화를 예방하고 일상생활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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