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이 점점 나빠지는데도 안경이나 소프트렌즈로는 교정이 어렵고, 밤에는 빛번짐이나 초점 흐림 증상이 심해진다면 '원추각막'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각막이 점차 얇아지면서 전방으로 돌출되는 진행성 질환으로 정확한 진단과 함께 환자 눈의 형태에 맞춘 전문 하드렌즈 처방이 핵심이다.
구현남안과 안과 전문의 구현남원장은 "원추각막 환자에게 있어 렌즈처방은 단순한 시력 교정을 넘어, 각막 건강을 지키고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맞춤치료의 연장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특히 하드렌즈 피팅은 환자 눈의 형태와 질환 진행 정도를 세심하게 고려한 고난이도 진료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과 처방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원추각막은 청소년기부터 30대 사이에서 처음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유전적 요인이나 눈 비비기 습관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각막 중심이 점점 얇아지며 원추모양으로 돌출되기 때문에 불규칙 난시가 심해지고 일반적인 안경이나 소프트렌즈로는 교정 효과가 제한된다.
특히 초기에는 "시야가 뿌옇고 겹쳐 보인다", "빛이 번져 보인다", "야간 시력 저하가 심하다"는 주관적 증상만으로 지나치기 쉬운데, 각막 지형도 검사나 각막 단층촬영을 통해 정밀 진단이 가능하다. 이 같은 원추각막 환자에게는 하드렌즈가 치료의 핵심 수단이 될 수 있지만 모든 원추각막 환자에게 동일한 렌즈 처방이 적용될 수는 없다.
구 원장은 "원추각막의 진행 단계, 각막의 위치와 곡률, 눈물 분포상태 등에 따라 렌즈 피팅 방식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며 "경증에는 RGP렌즈로 충분하지만 중등도 이상이거나 중심부가 많이 돌출된 경우에는 스클랄렌즈나 하이브리드렌즈 처방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정확한 하드렌즈 처방은 단순한 렌즈선택이 아니다. 먼저 각막의 지형과 두께, 돌출 정도를 분석한 후, 수차례 트라이얼 렌즈를 교체하며 눈물 흐름, 산소 투과성, 착용감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한다.
구 원장은 "렌즈 중심이 너무 뜨거나 눌리면 각막에 손상을 줄 수 있고 시력 교정효과도 떨어진다"며 "환자가 느끼는 착용감은 물론, 장기적인 각막 건강까지 고려해야 진짜 '맞는 렌즈'"라고 강조했다.
적절한 시점에 정확한 렌즈피팅이 이루어지면 원추각막의 진행을 늦추고 각막이식과 같은 수술적 치료없이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반면 부적절한 렌즈 착용은 각막 혼탁, 각막 미란, 상처 발생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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