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본질은 의사의 손끝에 있다"

장현동 대한도수의학회 회장, 도수치료 제도개선과 관리급여 논란 입장 밝혀

"도수치료, 진짜 공부하고 환자 직접 만질 때 비로소 가치가 드러납니다."

도수치료의 제도 개선과 '관리급여'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한도수의학회 장현동 회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도수치료는 의사가 직접 진단하고 손으로 시술할 때 비로소 본질적인 가치를 발휘한다"며 의료계 내부의 성찰을 촉구했다.

최근 정부는 도수치료에 대한 과잉 진료와 무분별한 남용 문제를 지적하며 '관리급여'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 회장은 제도 도입 자체에는 회의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 논란을 계기로 의료계가 도수치료의 본질을 재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도수치료는 원래 의사가 직접 해야 의미가 있다. 하지만 지금 의료 현장은 그렇지 않다"며 "공부하지 않고 물리치료사에게 맡기고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 굳어진 현실이 도수치료의 오해와 불신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도수치료를 '마법 같다'고 표현하며, 임상 현장에서 환자의 증상을 빠르게 완화시키고 치료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효과는 의사가 도수치료를 정확히 이해하고, 신체 구조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판단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직접 적용할 때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장 회장은 "도수치료는 단순 마사지가 아니다. 의사가 전후 진료를 직접 보고 위험도를 판단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직접 시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척추병원, 성형외과, 심지어 치과에서까지 도수치료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작 제대로 된 교육이나 임상 경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도수치료를 하려면 의사가 최소한 관련 테크닉과 해부학, 병리학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현재 학회 차원에서는 인증의 자격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시험을 통해 도수치료에 대한 최소한의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장 회장은 정부의 의료정책 심사 구조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 임상 경험이 없는 교수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효과를 평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그는 "도수를 해보지 않은 이들이 자문을 맡아 결정권을 가지는 구조 자체가 부당하다"며 "한의계는 춘화요법을 급여화하고, 교과서까지 오스테오패시 기반으로 정비해가며 10년, 20년 후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도 눈앞의 이익에만 집착하지 말고 도수치료의 100년 대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준비는 결국 '공부'라는 키워드로 모아진다. 의사가 초음파나 프롤로 치료는 배워야 하기 때문에 학습하지만, 도수치료는 안 배워도 물리치료사에게 시키면 되니까 외면당한다"며 "이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도수치료는 결국 외면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도적 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도수치료도 프롤로 주사처럼 일정 수준의 이수 과정을 거쳐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학회뿐 아니라 정형외과, 신경외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주요 학회들이 공동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물리치료사에 대한 교육과 자격 제도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도수치료를 수행하는 물리치료사들도 자격을 갖추고, 일정 교육을 이수한 이들만 시술에 참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병원 내 시스템이 귀찮고 번거로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며 "도수치료는 의료비 절감 효과가 크고, 환자의 삶의 질을 빠르게 높일 수 있는 수단"이라며 "이를 통해 의료 시스템 전체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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