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입체시 저하와 노인 인지기능 저하의 상관관계를 확인해 주목된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안과 김기영 교수 연구팀(경희대 의과대학 김미지 교수·조현진 연구원·박연정 학부생)은 최근 이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입체시(steropsis)는 두 눈에 맺힌 영상의 미세한 차이를 바탕으로 사물의 거리와 깊이를 인지하는 고차원적인 시각 처리 기능으로, 저하 시 거리감·공간이식·위치 파악 등에 어려움을 느낀다.
연구팀은 한국노인노쇠코코호트(KFACS) 데이터에 근거해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70세 이상 노인 1228명을 대상으로 티트무스 검사(Titmus Stereo Test, 입체시 평가도구)를 시행하고, 결과에 따라 3단계 그룹(△우수 : 40-60초각 △보통 : 80-200초각 △나쁨 : 200초각 초과)으로 구분했다.
이후 그룹별로 언어기억력 평가(단어목록 기억·회상·인식하기), 집중력 평가(숫자 외우기), 처리속도(기호 잇기), 전두엽기능평가검사 등을 시행해 인지기능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입체시 기능이 낮을수록 다양한 인지 영역과 기억력, 실행 인지기능(전두엽 검사), 시공간 탐색 능력(처리속도 검사) 등에서 낮은 점수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통계 기법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진행, 입체시 기능이 낮은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인지기능 장애 위험이 최대 1.71배 높은 것을 확인했다. 이는 시력·질병력·안과 질환력 등의 변수를 모두 통제한 결과다.
김기영 교수는 "입체시는 단순 시력과는 다른 고유한 시각 처리 능력으로 뇌의 전두엽 기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이번 연구는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일반 노인을 대상으로 입체시가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 있음을 확인한 첫 사례"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원장원 교수는 "심도 있는 인지기능 분석을 위해 일반 간이 정신상태 검사 외에도 다양한 평가법을 활용했으며, 사회·경제적 요인, 청력, 안과질환 등 다양한 변수를 통제해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의 정기적인 입체시 검사는 인지기능 저하와 기능장애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평가와 개입이 필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논문 제목은 '지역 사회 거주 노인의 입체시와 인지 기능 간의 연관성 : 단면 연구'며, 노인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BMC 노인의학(BMC Geriatric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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