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첨단 기술산업 진화… 저속·역노화 연구 활기

[창간 59주년 특별기획/ 지속가능한 보건산업 성장전략]
(2) 기술혁신만이 살길-화장품 기술·성분 전쟁

의료·바이오와 융합하고 AI가 진단·분석
우수한 품질·혁신성분 글로벌 시장 열광
기술력 더한 더마코스메틱 인기도 여전


뷰티 산업은 더이상 단순 미용산업이 아니다. 의료, 제약바이오와 융합하고 여기에 기술혁신까지 더해져 고도화된 기술산업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K-컬처의 저력을 등에 업고 급성장한 K-뷰티는 우수한 품질과 차별화된 성분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화장품시장 대세는 여전히 '더마코스메틱'이다. 슬로우 에이징((Slow Aging, 저속노화)이나 역노화(Reverse Aging)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AI를 접목한 피부진단 기술이나 차별화된 성분 개발을 위한 연구결과도 속속 발표된다. 수많은 브랜드 각축장이 된 국내외 화장품 시장에서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첨단 기술과 차별화된 성분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지금은 성분이 곧 트렌드인 시대다. 뷰티 업체들도 소비자를 사로잡고 지속가능한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더 특별하고 더 혁신적인 성분을 찾아 나선다.

아모레퍼시픽 R&I센터 미지움

아모레퍼시픽은 특히 슬로우에이징에 주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와 손잡고 저속노화 자외선 차단기술(UV-R Pro)을 개발했다. UVA에 의해 피부 속에서 만들어지는 유해 물질을 억제할 수 있는 선케어 기술로, 광노화 원인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다. 혁신적인 이 기술은 현재 헤라를 시작으로 다양한 선케어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또 올해 들어 핵심 소재로 활용하고 있는 '진세노믹스(인삼 사포닌 농축 성분)'의 피부 저속노화 효능을 밝혔으며 '바이오 플라보노이드', '녹차 유래 성분'의 피부노화·면역 개선 효능도 입증했다.
이처럼 아모레퍼시픽은 저속노화기술의 우수성을 규명하며 피부의 근본적인 회복 능력 활성화를 위한 뷰티 솔루션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AI를 기반으로 한 피부진단 기술과 고기능성 성분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클라우드 기술 컨퍼런스 'AWS 서밋 서울 2025'에서 생성형 AI 모델을 활용한 피부 진단 솔루션 기술을 선보였다.

LG생활건강과 AWS가 협업한 AI 피부 진단 솔루션은 얼굴을 촬영하면 AI가 사진을 분석해 16가지 피부 유형으로 분류하고, 피부 관리법과 제품까지 추천하는 서비스다.

LG생활건강은 AI 기반 화장품 고효능 성분 개발에도 성공했다. LG AI연구원의 신물질 발굴 특화 AI모델인 '엑사원 디스커버리'가 물질의 분자 구조 데이터를 대량으로 분석해 후보 물질을 찾는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었다. LG생활건강은 상용화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AI 기반 고효능 소재를 럭셔리 브랜드 더후(The Whoo)에 첫 적용할 계획이다.

한편 중소 인디브랜드들이 많은 국내 화장품 산업 특성상 OEM·ODM 업체의 첨단 기술력은 K-뷰티의 제품력과 직결된다.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국내 OEM·ODM 업체들의 우수한 기술력은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고기능성 소재를 개발 중인 한국콜마 연구원

특히 한국콜마는 첨단 기술력을 발판으로 슬로우에이징 시장을 이끈다.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2025 국제엑소좀학회'에서는 '엑소좀 엔지니어링 및 피부 표적 전달 기술'을 발표했다. 엑소좀은 세포 간 단백질, RNA를 전달하는 나노 크기 소포체로, 다양한 피부개선 성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엑소좀을 피부층에 정밀하게 전달할 수 없어 효율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한국콜마는 엑소좀을 '하이브리드 엑소좀'으로 개조하는 엔지니어링 기술을 개발했다. 엑소좀 흡수율을 높이고, 목표 피부층까지 정밀하게 전달해 피부개선 효과를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한국콜마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슬로우에이징 제품을 개발하고 기능성 화장품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콜마는 AI 기술을 활용한 역노화 화장품 기술도 개발했다. 이 또한 피부 세포가 스스로 젊어지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장벽 강화와 염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혁신 기술이다.

코스맥스도 마이크로바이옴에 이어 단백체 맞춤형 화장품 개발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항노화 시장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것이다. 정밀의료 기술기업 베르티스와 피부 프로테오믹스 분석 연구를 위한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프로테오믹스란 단백체를 이용해 다양한 인체 지표를 측정하는 기술이다. 코스맥스는 베르티스의 프로테오믹스 기술을 활용해 개인 피부 진단과 맞춤형 화장품 개발에 나선다. 단백체 분석을 통해 확인된 개인별 노화 원인에 최적화된 맞춤형 화장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코스맥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노하우와 더불어 이번 공동 연구가 항노화 화장품 시장의 판을 바꿔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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