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7> 우리나라는 중국과 잘 지내기 바란다

허정 교수의 보건학 60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전 보건대학원장)

우리나라 역사를 훑어보면 대부분이 강대국의 침략으로 이어져 왔다. 병자호란 발발 후 남한산성에서 농성하던 인조가 삼전도에서 청나라 황제에게 공개적으로 항복했고, 임진왜란 때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짓밟았다. 다행히 이순신 장군이 있어서 전라도를 위시한 서쪽은 일본군의 침략을 면했다. 아무리 봐도 훌륭하신 분이다.

현대사에서는 재빨리 서양 문물을 받아들인 일본은 서양열강의 전철을 밟아 한국을 지배하고 중국까지 쳐들어갔다. 이승만 박사, 김구 선생을 위시해 많은 사람들이 일본 침략을 해외에서 강도 높게 성토했다. 나라에 힘이 없으니 외국에서 임시정부를 세워 일본에 대항했다. 안중근, 윤봉길 의사가 대표적인 분들이다.

이런 전과에 큰 힘을 얻은 중국 정부가 임시정부를 공식적으로 지원했다. 상해에서 닻을 올린 임시정부는 중국 정부를 따라 중경까지 가서 일본과 싸우려고 했다. 그때 생겨난 것이 독립군이다. 많은 분들이 임시정부에서 독립군으로 훈련을 받았다.

아마 2차 대전이 오래 계속됐다면 이분들이 실제로 한국에 침투해서 전쟁을 일으켰을 것이다. 사상계 대표였던 장준하 선생도 일제 강점기 때 학병으로 입소해 훈련을 받던 중 중국에서 탈영해 독립군에 참여하신 분이다. 세월은 흘러 중국은 공산화됐지만, 남들이 무시할 수 없는 강대국이 됐다.

중국을 떠올리면 두 가지가 생각난다. 하나는 6.25 전쟁의 중공군이고 또 하나는 2차 대전 중 우리나라 임시정부를 도왔던 중국이다. 중국은 가까운 이웃이다. 그리고 인구도 많고 땅덩어리도 크고 천연자원도 많다.

우리나라는 계속해서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며 무역대국으로 발돋움할 것이다. 아무리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로 세상을 어지럽게 하더라도 그 결과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 같다. 중국은 당분간 전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공산정권이라 하지만 인권이 신장하고 민중들의 식견이 높아지면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대만으로 후퇴한 국민당 정부를 생각해 본다. 국민당이 중국 대륙에서 밀려난 것은 재력이 없고 군비가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민심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국민당은 대륙에서 부정과 부패로 공산당에 진 것이다.

중국도 이런 역사적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세월이 좀 필요하겠지만 깨끗한 정부가 민주적으로 다스리는 중국이 생겨날 수도 있을 것이다. 대만은 아직 깨끗하고,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차지하기는 힘들 것 같다. 우리나라는 가능한 한 세상을 관망하고 중국과 잘 지내며 좋은 이웃이 돼야 할 것이다.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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