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래없는 의료위기 해결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아주길

[새 정부에 바란다/ 대한의사협회]

의대생 전공의 복귀 방안 마련
미래의료위한 환경·정책 필요
필수의료 수련 국가책임제 도입

지금 우리나라는 전례 없는 의료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는 비단 의료계에만 국한되지 않은, 국민 건강과 국가 안보에 직결된 중대한 사안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료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핵심 과제를 새 정부에 건의하고자 한다.

첫째, 무엇보다 현행 의료 위기의 해결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아주시길 바란다.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복귀 문제는 조속히 해결되어야 할 중대한 문제이다. 이들이 교육현장과 수련병원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아울러 젊은 의사들이 좌절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수련환경과,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보장하지 못하는 부실한 교육환경을 개선하여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

단순히 의사 인력만 증원한다고 미래 의료는 개선되지 않는다. 내실 있는 교육과 실질적인 수련은 세계 최고 수준인 K-의료의 미래를 지키는데 필수적이다. 그리고 의사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환자를 돌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주시기 바란다.

둘째, 미래의료를 위한 의학교육 및 연구역량 강화이다. 현재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며 의학 연구의 연속성과 질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다.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과 정책의 예측 가능성, 그리고 연구자에 대한 사회적 존중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의료기술 경쟁력은 뿌리부터 흔들리게 된다. 이는 국가 의료기술 발전에 심각한 장애가 될 수 있음을 대통령께서 깊이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의학교육은 단순히 인력을 양성하는 것을 넘어, 미래 의료의 수준을 결정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 의학교육의 국제화, 실습·시뮬레이션 시스템 고도화, 기초의학 및 디지털헬스 연구 강화는 필수적이다.

아울러 체계적인 의학교육 및 수련 교육을 위한 표준화된 평가 및 질 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독립성 및 전문성이 강화되어야 한다. 단순한 정원 확대보다는 교육의 질과 연구의 지속성이 보장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셋째, 지역·필수의료 국가 책임 강화 및 의료인 보호이다. 대통령께서 대선 기간 내내 약속하신 "아플 때 누구도 걱정 없는 나라"는, 저희 대한의사협회와 14만 의료인들의 오랜 염원이다. 국민 누구나 골든타임 내에 필수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 및 필수의료에 대한 국가 책임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 의과대학과 수련병원을 중심으로 필수의료 수련을 국가가 책임지는 제도를 도입하고, 교육·수련 전담교원 확보와 수련비용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지역 간 의료격차가 심해지고 있는데, 이러한 편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쏠림현상 개선이 필수적이다. 또한 맞춤형 수가와 인센티브 체계를 도입하고, 필수의료 인력에 대한 지역근무수당과 교육·연수, 경력관리 등 포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의료진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최전선에서 헌신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 행위와 관련된 과도한 형사처벌, 폭행·협박에 노출되는 의료환경은 의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뿐 아니라 젊은 세대가 의료현장을 기피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법적 보호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는 국민 건강을 위한 진짜 개혁, 이제는 의료계와 함께 이뤄나가야 한다. 의료계와 정부가 대등한 파트너로서 함께 힘써야 할 때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상호 존중과 소통의 자세로 올바른 정책은 지지하고, 잘못된 정책은 비판하며, 국민 건강을 최우선에 둔 정책 파트너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이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이 길에, 우리는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 체계 구축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며, 정부와 국회, 그리고 국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지지와 동참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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