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endix. 영어로 '부록'을 뜻하는 이 단어는 해부학적으로 맹장 끝에 붙어 있는 충수를 의미한다. 흔히 맹장염으로 불리는 급성 충수염은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초기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증상 발생 시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복통이 발생했을 때 급성 충수염을 의심할 수 있는 통증 위치를 아는 것은 맹장염의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된다. 충수는 대장의 시작 부위인 맹장 말단에 붙은 손가락 모양의 구조물로, 복부 오른쪽 아랫부분, 즉 배꼽과 오른쪽 골반뼈를 잇는 선의 바깥쪽 1/3 지점에 위치한다.
급성 충수염의 초기에는 ▲복부 불쾌감 ▲소화불량과 유사한 증상 ▲윗배나 배꼽 부위의 막연한 통증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오른쪽 아랫배로 통증이 이동하고 ▲메스꺼움, 구토, 미열 등을 동반하며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급성충수염은 연간 12만명 이상이 진료를 받는 흔한 질환으로, 전 연령층에서 고르게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20~30대 젊고 건강한 연령층에서도 발병률이 높아, 평소 건강하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젊은 층은 통증을 참고 넘기다가 진단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고령자의 경우에는 통증 감지 능력이 떨어지고 증상이 모호하게 나타나 복막염이나 농양 등 합병증으로 진행된 이후에서야 병원을 찾는 사례가 적지 않다. 따라서 복통, 구토, 소화불량 등 이상 증상이 지속될 경우에는 연령에 관계없이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막힘→염증→터짐까지... 24시간 이내 신속한 수술이 관건
충수염의 가장 흔한 원인은 충수 내강이 막히는 것이다. 기생충, 딱딱한 대변덩어리, 림프 조직의 증식, 이물질, 드물게는 종양 등으로 인해 충수가 막히면 세균이 급격히 증식하면서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발병 후 24시간 이내에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감염된 충수가 괴사하거나 파열될 수 있어 최대한 신속하게 수술해야 한다.
흔히 말하는 "맹장이 터졌다"는 상태는 이 충수가 파열된 상황으로, 복강 내에 세균과 고름이 퍼지면서 복막염, 패혈증, 장유착 등의 심각한 합병증으로 진행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치료가 훨씬 복잡해지고 회복 기간도 길어지기 때문에 초기 진단과 빠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석경의료재단 센트럴병원 홍윤화 복강경수술센터장은 "급성 충수염은 진단 즉시 가능한 빠르게 수술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상태가 악화된 경우에는 복막염 수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24시간 대응 가능한 병원의 시스템과 숙련된 외과 전문의의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복강경 수술로 흉터는 최소화, 회복은 빠르게
최근 급성충수염의 치료는 단일경 복강경 충수절제술이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수술은 배꼽 안쪽에 1cm 미만의 작은 절개를 통해 카메라와 수술기구를 삽입하여 충수를 절제하는 방식으로, 기존 개복술에 비해 ▲통증이 적고 ▲흉터가 남지 않으며 ▲입원 기간이 짧고 ▲일상 복귀가 빠르다는 점에서 환자 만족도가 높다.
다만 복강경 수술은 고난도의 정교한 기술이 필요한 만큼, 숙련된 외과 전문의와 24시간 응급 대응 체계를 갖춘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것이 안전한 치료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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