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자금줄 악화… 기대보단 우려 확산

[신년기획 / 보건산업株 2023 전망] 제약

잇따른 임상 데이터발표는 호재로
상반기 수출 하반기 신약개발 '주목'
신약 파이프란인 보유 기업 관심을 

 

올해 국내 증시는 글로벌 3(환율, 물가, 금리) 현상으로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도 녹록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적 고금리 기조, 자산 가치 하락 등의 여파로 지난해 말부터 나타난 자금 경색이 올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특허 만료 의약품 증가로 바이오시밀러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구내 대형제약기업의 매출 성장은 둔화되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수출, 로열티 수익 등이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진단도 나온다.

제약·바이오 및 투자 업계는 올해 제약바이오산업이 지난해보다 더 힘들 것으로 보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이 발표한 '제약·바이오 2023년 산업 전망 설문조사' 에 따르면, 설문 참여자 중 38%는 올해 산업 전망에 대해 '올해보다 더 힘들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33%로 나타났고, 개선될 것이라는 참여자는 29%에 그쳤다.

설문은 지난달 14~182주간 진행돼 총 113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참여자 중 71%는 제약, 바이오테크, 의료기기 등 산업 종사자다.

부정적인 시각의 이유로는 80% 이상이 '자금 조달'을 꼽았다. 응답자들은 '정부 지원 감소와 부족한 지원 정책', '기술 수출의 난항', '달러 상승 등 해외 진출 어려움'을 올해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르네상스'가 올 것이라는 희망어린 기대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76%가 약 3년 후에 다시 산업이 되살아나는 르네상스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4~2025년이 부흥의 시기가 될 것이라는 응답도 32%에 달했다.

올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본 이들은 '임상 데이터 발표'를 가장 큰 호재로 꼽았다. 그동안 업계에서 준비해 온 임상들이 본격적인 결과를 내면서 업황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밖에 '기술 수출', '기술의 발전과 시장 개화',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활발한 임상 활동' 등이 호재로 꼽혔다.

올해 가장 기대되는 질환 분야와 신약 트렌드로는 각각 암(종양학)과 리보핵산(RNA)가 꼽혔다. 질환에서는 뇌 질환, 자가면역 질환 등이 뒤를 이었고, 신약 트렌드에서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규 타깃 면역 항암제, 이중항체 등이 주목을 받았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다시 한번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자금 수혈과 정부 지원으로 볼 수 있다""옥석이 가려진 기업에 대해서는 원활한 자금 수혈이 이뤄져야 활발한 연구·개발(R&D) 및 인재 확보 등이 가능해 정부의 적극적 산업 성장 지원 및 유연한 규제 완화 등으로 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런 가운데 그간 진행돼온 임상들이 본격적인 결과를 내면서 업황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우선 유한양행의 '랙라자'의 임상 결과가 주목된다. 특히 타그리소와 직접 비교 중인 MARIPOSA(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 임상 결과가 올해 중간 데이터 발표로 예상되며, 이때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 대비 우위가 확인된다면 EGFR(+) 비소세포폐암에서의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미약품도 중국 법인인 북경한미가 호실적을 지속하고 있으며, 진해거담제, 정장제 등 계절성질환 위주에서 아모잘탄(고혈압 치료제)을 시작으로 만성질환 치료제로 포트폴리오 확대와 실적 성장이 예상되며 올해에도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NASH(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후보물질 '트리플 아고니스트(LAPS Triple agonist)'가 올해 하반기, 듀얼 아고니스트(LAPSGLP/GCG agonist)'의 임상 2상 결과는 빠르면 올 상반기 중으로 나올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나보타(미국명 주보)를 미국 에볼루스에 공급하고 있으며, 메디톡스와의 합의 이후 나보타의 고성장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나보타가 만성 및 삽화성 편두통 치료용 목적으로 임상을 진행 중으로 올 3분기 2상 톱라인 발표가 예상되고 있다.

종근당은 올해 연말까지 항암 이중항체 바이오 신약 'CKD-702'의 임상 1b상 결과가 기대되고 있다. 현재 표준요법에 실패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으로 앞서 지난해 임상 1상의 파트1에서 용량제한 독성이 관찰되지 않으면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한편 올 상반기까지는 수출잠재력이 있는 제약주에, 하반기는 신약개발 잠재력이 큰 바이오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다만 제약 바이오주 회복과 상승에는 먼저 금리수준이 고점을 찍고 내려올 것이라는 전망이 형성돼야 하고, 신약개발 가능성이나 수출시장 진출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가 필요하다는 단서을 달았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쯤 금리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면 바이오주 반등 가능성에 주목할 것"이라며 "제약주보다는 바이오주 중에서 의미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이 있는 바이오기업 주가는 회복추세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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