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오프닝 수혜 기대 "바닥 찍고 반등세로"

[신년기획 / 보건산업株 2023 전망] 화장품

면세·H&B채널 중심 실적개선 예상
2~3분기에는 관광객 성수기 효과
中 중고가시장 점유율 확대 과제로

 

2022년은 화장품 업계에 유난히도 악재가 많았던 해다. 특히 한국의 가장 큰 수출 시장인 중국 봉쇄령 영향으로 화장품 주가도 지속적인 부진 양상을 보였다. 전 세계에서 격리 의무나 마스크 규제 등을 완화하는 추세였지만 중국은 2~3분기에도 간헐적 락다운을 지속해왔고, 이로 인한 소비 공백은 중국 관련 소비주들에게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했다.

[2022년 저점 찍는 화장품 커버리지 기업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률]

화장품 기업들의 2022년 매출은 2020년에 이어 또다시 바닥을 확인했다. 2~3분기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중국사업 이익은 적자 혹은 무의미한 흑자 수준에 그쳤다. 대부분의 화장품 주가 수익률도 코스피 지수를 지속해서 하회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현 상황에서 화장품 업황 변화의 주요 변수는 중국의 소비 경기다. 문제는 중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아시아 주요국의 경제 전망이 새해에도 낙관적이지 못하다는 데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혼란, 원가 상승 부담, 고도의 인플레이션 등이 세계 경제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중국의 화장품 소비 회복 가능성은 방역 완화와 소비 부양책 확대 등을 통한 내수 경기 활성화에 달렸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중국 리오프닝 기조에 따라 2023년 화장품 업계는 지난해의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는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방한 중국인 수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방한 중국인은 22만명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500만명을 넘어서는 중국인이 한국을 방문했다.

[월 평균 방한 외국인, 중국인 추이]

하나증권 박은정 연구원은 "중국 리오프닝으로 방한 중국인 수가 회복되면 면세와 H&B 채널로의 수요가 집중되고, 이 수요는 2분기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한 중국인이 올해 1분기부터 점진적 회복이 나타남에 따라 2~3분기에는 관광객 성수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2023년 새해 중국 소비 부양에 대한 기대감은 있지만 한국 화장품이 타 국가 화장품 기업들보다 중국시장에서 선방할 것이란 기대치를 갖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의 소비 업황이 개선된다면 한국 화장품 기업들도 그 수혜 중 일부는 가져갈 수는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중국 시장 안에서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은 고가격대 브랜드 입지를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중국 로컬 화장품 기업들은 중저가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크게 키우는 추세다.

소비 여력이 낮은 중국에서는 여전히 중저가 화장품이 주류긴 하지만 중고가 화장품 소비도 꾸준히 증가 추세다. 중고가 화장품 시장 점유율은 40% 이상 상승했고, 미국이나 일본, 유럽 화장품 브랜드사들은 이러한 중국 내 고가 화장품 시장에서 절대적 입지를 갖는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신규 럭셔리 브랜드 론칭은 어렵지만, 기존 설화수와 후의 가격대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고가 라인을 추가 론칭하는 형태로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고가 브랜드는 마진 기여가 높고, 또 고객 충성도가 높다는 점에서 지속 성장 가능한 투자 요인 중 하나다.

또한 중국의 방역 규제 완화는 소비 경기와는 별개로 화장품의 절대 수요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글로벌 소비 경기가 부진하다면 화장품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미진할 수 있다.

무엇보다 업황이 나아진다고 해도 중국 내 한국 화장품의 입지가 약해져 있어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 대비 상대적인 투자매력은 낮다고 볼 수 있다. 아직 한국 화장품 기업들에게 기대하는 면은 비용에 대한 기저효과, 업황 개선의 수혜 정도에 그친다.

이에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브랜드 경쟁력 확보를 위해 M&A나 지분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탈 중국을 위한 북미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최근 LG생활건강이 인수한 더크렘샵은 미국 MZ세대들의 K-뷰티에 대한 관심을 효과적으로 반영한 브랜드로 기초와 색조화장품과 뷰티 엑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며 높은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크렘샵이 보유한 K뷰티 헤리티지와 현지 마케팅·영업 역량을 활용해 미주 사업을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인수한 클린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는 미국에서 네타포르테, 컬트 뷰티 등 온라인 채널과 세포라, 니만마커스 등 800개 이상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 중이다. 이들 기업들의 투자가 단기적으로 지분 가치 인식과 같은 자본이득 획득, 중장기로는 성장 후보군을 추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신한투자증권 박현진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방역완화(리오프닝)로 중국 내 화장품 수요는 지금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며 한국 화장품 기업들도 그 수혜를 조금이나마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올 2분기부터 면세를 비롯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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