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vs '프리미엄' 소비도 양극화
외부활동 증가에도 식품업계 실적↑
웰빙 트렌드에 건기식 시장 6조원 돌파
2022년 상반기 식품산업에서 가장 뜨거웠던 주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곡물 가격의 급상승이었다. 국제 곡물 가격은 지난 해부터 이어진 공급망 차질과 유가 상승, 이상 기후로 인한 작황 부진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식량 안보 위협까지 더해져 전례 없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수급 불균형에 따른 우려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아 식품기업들의 원가 부담 우려가 다시 커졌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달러 강세까지 이어진 점에서 한 몫했다. 지난 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가격 인상을 진행한 식품업체 입장에서는 하반기에도 옥수수와 소맥 부담이 가중되고 부자재 부담가지 더해지자 '가격 재인상'이 이어졌다.
CJ제일제당과 대상은 김치 가격을 11%, 9.8%, 장류 가격을 13%씩 인상했다. 오리온은 평균 15.8% 인상했다. 농심 역시 라면 11.3%, 스낵 5.7% 인상했고, 이어 팔도와 오뚜기도 라면 가격을 각각 9.8%, 11% 인상했다.
올해 식음료 가격 인상의 특징은 그동안 가격 인상에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던 기업들도 동참했다는 점이다. 오리온이 대표적이다. 오리온은 원재료 통합 구매, 판관비 효율화 등 자체적인 비용 절감 노력을 기울이며 원재료 상승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해왔다. 하지만 9년만에 국내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농심 역시 4~5년의 주기로 라면 가격을 인상하던 과거 사이클과는 다르게 1년 1개월만에 가격을 올렸고, 오뚜기 역시 동참했다. 라면 시장 2위인 오뚜기는 2008년 가격 인상 이후 13년 동안 가격 인상이 없었다. 이에 따라 1위 사업자인 농심 점유율은 추세적으로 하락해왔다. 하지만 2021년 오뚜기가 가격 인상을 결정한 이후 모든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동참했고, 올해 9월 농심 가격 인상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불확실성 남았지만 곡물 가격은 하락세 진입
상반기 치솟았던 곡물 가격은 6월을 기점으로 하락세에 진입했다. 천연가스 강세에 따른 비료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곡물 가격 재차 상승 가능성 등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곡물 가격의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유 가격 인상에 이은 음료, 커피, 두부 등 일부 품목의 가격 인상 움직임이 확산됨에 따라 정부는 주요 기업들에게 소비자에 부담을 주는 가격인상을 최대한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코로나 19 이후 눈에 띄게 확대된 외부활동 증가에도 올해 역시 내식 수요는 여전히 높아 식품업계의 올해 실적은 나름 선방한 편이다.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고, 영업이익률도 일정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코스피 상장 식품기업 36개 사의 2022년 3분기(누적) 실적을 보면, 2021년 3분기(누적) 대비 매출액 15.4%↑, 영업이익 10.5%↑, 영업이익률 5.2%로 나타났다. 또 36개사 중 33개사의 매출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전년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식품업계 부담으로 작용했던 국제 곡물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 수준보다 떨어졌고, 환율 상승세도 다소 진정됨에 따라 원자재 비용 부담이 점진적으로 완화됐고 주요 품목군의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은 대체로 전년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가정간편식·온라인 채널 강화
올해 가공식품의 가격 상승은 '식품 소비 양극화'라는 트렌드를 만들었다. 가성비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증가했지만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프리미엄 브랜딩이 견고한 식품업체들의 시장 장악력은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식품업체들은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면서 급격한 변화보다는 실리를 택했다. 대다수 업체가 신규 투자보다는 기존 사업부 통폐합을 통해 이익이 되는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공통적으로는 가정간편식(HMR)을 강화하고 온라인 채널을 강화했다. 또 비건식품이나 케어푸드 등 중장기 신규 먹거리 발굴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편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따라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올해 국내 시장 규모가 6조원을 넘어섰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올해 시장 규모는 6조1429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년(5조6902억원) 대비 8% 성장한 수치다.
건강기능식품은 코로나 장기 유행과 전 연령에 걸친 건강 중시 트렌드에 힘입어 경기 침체에도 지속적 성장세를 보여 왔다.
건강기능식품 구매자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올해 구매 경험률은 82.6%로 측정됐으며, 2021년부터 나타난 소비력(평균 구매액) 강화 흐름이 최근까지 이어지며 가구당 연간 약 35만8천원을 건강기능식품 구매에 지출할 것으로 추산됐다.
또 전체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직접 구매 및 선물 시장으로 구분했을 때 각 비중은 71.1%, 28.9%로 집계됐다. 지난 해 위드 코로나로 잠시 반등했던 선물 시장이 안정화에 접어들며, 올해는 선물보다 직접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구매 금액을 기준으로 올해 가장 많이 판매된 상위 기능성 원료를 살펴본 결과 홍삼, 비타민(종합 및 단일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 EPA-DHA 함유 유지(오메가-3), 체지방감소제품, 단백질보충제, 당귀추출물, 콜라겐, 프로폴리스 순이었다.
2021년과 비교해 비타민과 오메가-3 시장의 비중이 커졌으며, 단백질보충제 시장도 액티브 시니어 시장의 영향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기타 시장(복합 제품·기능성 원료 시장)의 경우, 홍삼 시장에 준하는 1조40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Copyright @보건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