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소재·패키징 기술 도입… 식품업계 새 화두로

[창간 55주년 기획3/ 지속가능 'ESG 경영'] 식품업계

기업의 장기 생존번영과 직결
'착한 기업'에 소비자 지갑 열어
섣부른 도입 기업 타격 우려도

식품업계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새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구온난화 문제에 더해 신종 코로나19까지 발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환경·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됐다. 최근 ESG는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과 번영에 직결되는 핵심적인 가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한 기업의 경영이라는 점에서 ESG 경영의 성공 여부에 따라 앞으로 기업의 존폐가 달려 있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해 트렌드모니터가 실시한 착한 소비 활동 관련 조사에서도 소비자는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착한 기업을 선택하고 착한 소비를 할 용의를 보였다.

이처럼 기업의 친환경 활동과 사회적 책임, 투명 경영 등이 소비자 구매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국내 식품기업들도 ESG를 적극 실천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 분야에서 적극적인 동참이 잇따르고 있다. 플라스틱 저감화를 위한 친환경 소재와 패키징, 그리고 재활용 기술이 주목 받으면서 각 기업마다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 친환경 소재와 포장기술 도입, 그리고 윤리경영 실천을 선언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ESG 경영이 식품기업에게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을 넘어 적극적인 사회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는 기회일 수 있지만 확실한 준비나 원칙 없이 섣부르게 ESG 경영을 도입한다면 자칫 기업 운영에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단순한 마케팅 홍보나 사회공헌활동 참여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친환경적이고 사회적으로 책임을 다하면서 경영을 완수할 수 있느냐를 따져본 후 경영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투명하고 건전한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CJ제일제당]
올해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신설… 생분해 플라스틱 PHA 개발 완료

아마존 삼림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삼림파괴 중단'을 선언한 CJ셀렉타

CJ제일제당은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이사회 내에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신설했다.

위원회는 지속가능경영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환경, 사회, 지배구조 영역과 관련한 다양한 쟁점사항을 발굴·파악해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전략 및 방향성을 점검하고, 이와 관련된 성과와 개선방안을 검토한다.

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자연에서 소비자 식탁으로, 다시 자연으로 되돌리는 ‘CJ제일제당의 ‘Nature to Nature’ 선순환 체계 실현을 위한 행보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CJ제일제당은 건강과 안전’, ‘지속 가능한 환경두 가지 핵심 공유가치 창출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위원회친환경 에너지 도입과 탄소중립 달성 포장재 등 자원 재활용과 생분해 기술 개발 인권경영 추진과 인적 다양성을 고려한 조직문화 조성 고객 건강과 영양 증진을 위한 제품 개발 지속가능한 공급망 체계 구축 선제적 법/윤리 리스크 관리 시스템(Compliance 경영체계 등) 구축 등을 과제로 다룰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생분해 플라스틱 ‘PHA’ 개발을 완료해 세계 최초로 제품에 적용하는 등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또 브라질 농축대두단백 생산기업 CJ셀렉타(CJ Selecta)는 아마존 삼림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삼림파괴 중단을 선언했다. 대두 생산을 위해 무분별한 벌채를 하거나 화전경작을 함으로써 일어나는 생태계 파괴를 막고, 원재료에서부터 환경을 생각하는 ‘ESG 경영을 추구하겠다는 취지다.

[농심]
무라벨 백산수 출시해 재활용률 높여… 라면 비닐 재포장 방식도 변경

농심 무라벨 백산수 모델 전지현

농심은 환경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짐에 따라 올 상반기에 라벨 없는 백산수를 출시하고 페트병 경량화를 추진하는 등 친환경 경영에 동참하고 있다. 무라벨 백산수는 음용 후 라벨을 떼어내는 번거로움을 없앰으로써 분리배출의 편의성과 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라벨 사용량이 줄어들어 자원 절약의 효과도 있다. 농심은 무라벨 백산수로 연간 약 40 톤의 라벨용 필름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라벨 백산수는 라벨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제품명을 페트병에 음각으로 새겨 넣어 간결한 디자인으로 만들었다. 미네랄함량 등 제품 관련 표기사항은 묶음용 포장에 인쇄한다.

농심은 라면 비닐 재포장 방식을 변경해 포장지 사용량을 줄이기로 했다. 6월 말부터 생산되는 생생우동 4개 묶음 제품 포장을 밴드로 감싸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포장 간소화를 통해 연간 약 10톤의 플라스틱 필름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심은 플라스틱 재활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농심은 사내에서 수거한 백산수 페트병을 재활용사업자에게 무상 제공하고, 재생 페트(PET)로 만든 필름을 실제 제품에 적용함으로써 재활용률 높이기에 힘쓰고 있다. 특히 식품업계 최초로 지난 5월부터 오징어짬뽕큰사발 뚜껑의 재료로 재생 페트 필름을 사용했으며, 올 하반기에 출시하는 신제품 포장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대상]
유니폼 2100벌 전 매장 배포… 친환경·재활용 향한 사회적 관심 유도 

폐페트병을 업사이클링한 친환경 유니폼을 입고 있는 직원들

  대상은 올해를 ESG 경영의 원년으로 삼고, ESG 경영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ESG 경영의 일환으로 친환경 유니폼을 도입하고 향후 이산화탄소 저감화 등 기존 친환경 경영활동과 연계한 획기적인 실천 방안들을 모색할 예정이다.

식품업계 최초로 폐페트병을 업사이클링한 친환경 유니폼 2100벌을 제작해 현장에 배포했다.업사이클링 친환경 유니폼은 버려진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리사이클 폴리에스터(Recycled Polyester)’ 국산 원사로 제작한 친환경 의류다. 폐플라스틱 소각이나 매립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대상이 제작한 유니폼 2100벌에는 500ml 투명 폐페트병 14700개가 재활용됐다. 유니폼 1벌당 500ml 투명 폐페트병 7개가 사용된다. 폐페트병 처분 시 1개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60g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친환경 유니폼 도입으로 882kg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거뒀다고 대상 측은 밝혔다.

이번 유니폼은 기존 폴리에스터 원단의 신축성과 착용감을 그대로 구현해 착용 편의성을 높였고, 국산 원사를 사용해 안정성을 더했다.

대상은 할인점과 식자재 매장 직원들에게 해당 유니폼을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 전국 전 매장에 배포를 완료할 계획이다. 향후 동계 유니폼 제작 등 계절과 용도에 맞는 다양한 친환경 유니폼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롯데푸드]
영업사원도 탄소 발자국 줄이기 동참… 업계 최초 친환경 전기차 지급

롯데푸드는 업계 최초로 전체 업무용 차량을 친환경 전기차로 전환했다

롯데푸드는 환경 전담 부서인 환경경영팀을 신설하고 각종 친환경 패키지를 도입하는 등 ESG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ESG 경영의 일환으로 전체 업무용차량을 친환경 전기차로 전환해 탄소발자국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롯데푸드는 올해 상반기 내로 전체 영업사원에 친환경 전기차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번 친환경 전기차 도입은 식품업계 최초로 이뤄지는 것으로, 도입 차량은 쉐보레 볼트EV 모델이다.

도입 규모는 380여대로 5월과 6, 두 차례로 나눠 전국의 영업사원에게 지급된다. 업무용 전기차 충전을 위해 본사와 전국 11개 지점에 충전기 90대도 설치했다.

롯데푸드 영업사원들은 영업활동을 하면서 1인당 평균 연간 2km이상의 운행을 한다. 전기차는 주행 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이번 전기차 도입을 통해 연 2천톤이 넘는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 전기차 도입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 외에도 영업사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업무용차량으로 경차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영업사원의 만족도와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준중형 해치백 차량을 전체 영업사원에 지급한 것이다.

롯데푸드는 이번 도입에 멈추지 않고 빙과 배송차량의 친환경 전기차 전환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냉동 설비 운영 등 빙과 관리 조건에 문제가 없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
“우유로 세상을 건강하게”… ESG위원회 출범 경영방향 제시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우유로 세상을 건강하게'라는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ESG위원회를 출범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본격적인 ESG 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ESG위원회를 새롭게 출범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2021년 선포된 우유로 세상을 건강하게라는 경영이념에서 ESG 경영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세상을 건강하게'사람·사회·지구를 건강하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람을 건강하게는 고객만족과 고객건강을 의미하며, 사회를 건강하게는 낙농발전과 상생사회를, 그리고 지구를 건강하게는 친환경과 동물복지를 의미한다.

이러한 경영이념을 바탕으로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이번 ESG위원회 출범을 통해 이를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적으로 사내 일회용 종이컵 퇴출과 재생용지를 활용한 친환경 명함 사용,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사무용품 변경 등 전사적으로 친환경 활동을 추진한다.

더불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2009년부터 시행 중인 지역아동센터 후원과 임직원 자원봉사활동, 제품 기부, 성금 기탁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하고, 제품 포장자재 변경 등 친환경 정책을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ESG위원장을 맡은 서울우유 노민호 상임이사는 "최근 ESG 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더욱 커지며 기업의 자발적인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시점에 ESG위원회를 출범하게 돼 의미가 깊다"서울우유협동조합은 국내 유업계 1위 기업으로서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전했다.

[SPC그룹]
‘모두를 위한 약속’ 캠페인 추진… ESG경영 통해 지속가능 가치 창출

SPC삼립이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고객친화 ESG경영 약속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SPC그룹 계열사인 SPC삼립이 ‘ESG경영을 선포하고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문화 조성에 나서고 있다.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ESG경영 실행력을 확보하기 위해 올 8월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SPC삼립은 세계 환경의 날(65)고객 친화 ESG경영 약속의 날행사를 개최하고, 환경과 건강, 사회, 신뢰의 4대 항목에 중점을 둔 모두를 위한 약속(Good For All)’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SPC삼립은 2030년까지 탄소 및 폐기물 배출량 20% 감축 소비자 건강과 영양을 고려한 제품군 확장 지역사회 상생 및 협력사 파트너십 강화 경영 투명성 제고 등의 목표를 달성해 글로벌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SPC삼립은 기업 전략에 ESG 요소를 반영하고 목표와 실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ESG 경영을 기업문화의 일부분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우선 제조 공장에 에너지 고효율 및 폐기물 감축 설비 투자를 강화하고 제품 포장에 친환경 패키지를 도입하는 등 환경경영을 내재화 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저스트에그(식물성 달걀)’등을 활용한 미트프리(Meat Free) 베이커리 제품을 선보이며 친환경 가치소비를 선도할 예정이다.

건강한 식품을 통해 소비자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도 확대한다. 우리 농산물을 사용한 제품 개발에 앞장서고, 건강 상품군 확대를 위한 관련 스타트업 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협력사의 CCM인증을 지원하고, 에너지 동행 사업을 함께 펼치는 등 상생 활동도 적극 펼칠 예정이다.

[풀무원]
로하스 기업 ESG 적극 반영… 2022년 100% 재활용 우수 포장재 적용

풀무원은 올해 새 비전인 Global New DP5를 발표하며 2022년까지 풀무원의 모든 제품에 100% 재활용 우수 포장재를 적용할 계획이다

풀무원은 기업 미션인 '사람과 자연을 함께 사랑하는 로하스(LOHAS) 기업'에 걸맞게 경영 전반에 ESG 요소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전문 경영인 체제 확립을 통한 선진적인 지배 구조 개선을 바탕으로, 사회 문제와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 ‘ESG 위원회를 이미 2017년부터 이사회 산하에 설치해 ESG 전략과 활동, 성과를 체계적으로 운영 중이다.

환경 부문에선 2020년 회사의 새 비전인 Global New DP5를 발표하며 2022년까지 풀무원에서 생산 판매하는 모든 제품에 100% 재활용 우수 포장재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플라스틱 사용량 절감(Reduce), 재활용이 쉬운 포장(Recycle), 포장재에 남는 화학물질 제거(Remove) 3R 실천 원칙에 따라 친환경 포장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풀무원은 식음료 제조업의 특성을 살린 사회 공헌 활동 추진으로 사회책임경영에도 앞장서고 있다.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사회 공헌 활동 추진을 위해 20124월 비영리 공익법인 풀무원재단을 설립하고 건강한 먹거리, 건강한 환경, 건강한 사회 3대 영역에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풀무원은 지난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주관으로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0ESG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식품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4년 연속 ESG 통합 등급 'A+'를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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