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의약품 한계 딛고 바이오의약품 개발로 '승부수'

[창간 53주년 기획 첨단 바이오의약품 R&D 성과] 시장 현황과 개발동향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바이오의약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블록버스터 신약의 특허 만료가 이어지고 복제약 시장이 커지면서 화학합성의약품은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이다.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최근 국내 제약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유형별로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조사한 결과 바이오신약이 433(45.4%)로 가장 많았고, 합성의약품(396,41.5%), 기타 신약(천연물신약·개량신약, 12413.0%)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매출액 상위 TOP10을 기록한 의약품 중 8개가 바이오의약품이었으며, 전체 의약품 매출 가운데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차지할 정도로 최근 제약사들은 기존 합성의약품보다는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비중을 두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이 합성의약품 대비 임상시험에서 높은 성공률을 보이는 것도 신약개발 주체입장에선 매력적인 요소다.

실제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발간한 의약품 유형별 개발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임상 1상에서 신약 승인까지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받은 합성의약품의 개발 성공률이 6.2%인 반면 바이오의약품은 11.5%로 바이오의약품의 임상시험 성공률이 합성의약품의 성공률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 전체 의약품 대비 10% 수준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규모는 2017년 기준 2232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1618308억원에 비해 22% 증가한 모습이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가 발간한 바이오의약품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722327억 원으로 전년 18308억 원 대비 22% 증가했다. 국내 전체 의약품 시장 대비 10% 수준이다. 지난 20168.4%에 비해 소폭 상승했지만, 아직은 시장 규모가 미미한 수준이란 분석이다.

2017년 기준 바이오의약품 생산실적 1위 기업은 셀트리온으로, 9023억원을 생산해 전체 생산실적의 35%를 차지했다.

이어 녹십자가 5782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상위 2개 업체가 국내 바이오의약품 생산액의 57%를 차지하는 모습이다.

품목별로는 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트룩시마 등 셀트리온의 4개 제품이 1~3위와 6위를 차지했다.

녹십자의 알부민주20%4,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주가 5, 녹십자의 정주용 헤파빅주,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 수두박스주,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프리필드시린지주가 7~10위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은 2017년 바이오의약품 매출이 16082000만 달러(한화 약 179조원)로 전체 의약품 대비 3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5% 성장했으며, 전체 의약품 대비 바이오 의약품 비중은 201327%에서 201736%로 증가했다.

유럽 주요 5개국의 동기간 매출은 4354400만 달러(48조원)로 전체 의약품 대비 2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독일의 바이오의약품 매출은 1387700만 달러(15조원)로 독일 내 전체의약품 대비 32%로 높은 편이다. 일본의 바이오의약품 매출은 1433800만 달러(16조원). 전체 의약품 대비 19%를 차지한다. 다만 중국은 759500만 달러(8조원)로 규모가 우리에 비해 4배가량이지만 전체 의약품 대비 9%로 우리와 비슷하다.

보고서는 국내 바이오의약품 생산 실적은 201726015억 원으로 2016279억 원 대비 30% 증가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고, 무역수지는 100% 이상 증가해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수출 실적은 2017136851만 달러(15000억 원)로 직전년도 12000억 원 대비 29% 증가했으며, 지난 2013년부터 최근 5년간 37%의 연평균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가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61%(이하 2017년 매출액 기준) 시장규모를 차지하고 있어 타 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다음으로는 유럽 주요 5개국(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1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이 5%, 프랑스가 4%, 이탈리아가 3%, 영국과 스페인이 각각 2%를 차지했다. 아시아 국가 중 일본(5%)과 중국(3%)5위권 내 시장 점유율을 보였으며, 한국은 전체 시장의 0.7% 점유율을 나타냈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2023년 약 500조원 규모 확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172706억달러(306조원)에서 20234420억달러(500조원) 규모로 연평균 8.6%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서 최근 발간한 바이오인더스트리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현황 및 전망' 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대부분은 바이오신약이 지배하고 있지만, 바이오시밀러 부문에서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이 전체 시장 성장을 촉진 할 것으로 예상했다.

바이오신약은 매출 측면에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바이오시밀러는 향후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상황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인도, 중국, 한국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바이오신약 중 재생의학은 20182023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이는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의 유망한 파이프라인과 재생의학적 신약 개발을 위한 활발한 M&A 활동의 결과로 유추되고 있다.

반면 단일클론항체 및 재조합 단백질은 유망한 파이프라인이 존재하지 않아, 완만한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현재 백신과 재생의학 분야는 단일클론항체와 재조합 단백질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지만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Humira, Enbrel, Keytruda, Eylea Herceptin은 현재 바이오신약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상위 5개 제품들이다.

하지만 이 제품들은 임박한 특허 만료로 인해 다른 혁신적인 치료법으로 대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오신약 시장의 주요 성장요인으로 항체 약물 접합체의 성장과 IT를 이용한 신약개발, DNA 백신 및 크리스퍼 기술을 이용한 게놈 편집을 꼽을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시장은 201797억달러(11조원)에서 연평균 24.6%로 성장하여 2023481억달러(54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만료와 함께 소비자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한 아시아-태평양(APAC)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사용 촉진에 따라 큰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바이오신약 시장에서 관찰된 바와 같이,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제공함에 있어 환자를 위한 성과 기반 지불 모델에 대한 관심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아시아-태평양 시장은 미국과 유럽을 능가하는 임상시험 환경을 제공하며 특히, 한국, 인도 및 중국이 바이오시밀러 임상시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태지역 임상시험 주도… 韓·인도·中 점유, 경쟁 심화에 대응 전략 필요

한편 세계 최대 임상시험 레지스트리인 미국국립보건원(NIH)ClinicalTrials.gov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18년 신규 등록된 제약사 주도의 전 세계 의약품 임상시험 전체 프로토콜 수는 4346건으로, 지난해 4157건에서 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부터의 급격한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이중 1상 임상시험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2상과 3상 임상시험은 전년대비 각각 9.8%, 18.9% 증가하며 글로벌 임상시험의 증가를 이끌었다.

한국이 참여한 임상시험 전체 프로토콜 수는 전년대비 2.9% 증가했다. 이 중 1상과 2상 임상시험은 전년대비 모두 두 자리 수 증가를 보이며 글로벌 증가율을 크게 상회한 반면, 3상 임상시험은 전년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3상 임상시험의 감소는 주로 다국가 임상시험의 감소에 기인했다. 전 세계 다국가 임상시험 프로토콜 수는 780건으로 전년대비 12.7% 증가했고, 한국의 다국가 2상 임상시험도 42.9% 증가했으나, 한국의 다국가 3상 임상시험이 10.1% 감소하며 한국 임상시험 상승세에 제동을 걸었다. 이는 임상시험 관련 규제 개선과 획기적 인센티브 시스템 등을 도입한 중국, 호주, 스페인, 대만 등 경쟁국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2018년 식약처에서 승인된 다국가 임상시험은 282건으로 3.8%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임상시험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경쟁국들과 비교하여 그 효율성에 우위를 가지는 임상시험 역량과 임상시험 제도 및 환경의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동현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원장은 세계 각국에서 정부 주도의 임상시험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우리나라도 그 동안 정부 지원에 힘입어 임상시험 분야가 지속적으로 성장해왔으나 임상시험 승인시간 예측성 확보 및 단축, 관세면제, 세제 인센티브 등의 추가적인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이를 통해 환자의 치료기회가 확대되고 우리나라에서의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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