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면역세포 활성화 암 치료 패러다임 바꾸다

[창간 53주년 기획 / 첨단 바이오의약품 R&D 성과] 꿈의 신약 ‘면역항암제’

부작용·내성 최소화
5년 생존율 20% 불과
모든 암종 적용은 아직

3세대 항암제로 불리우는 면역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 효과를 보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암의 완치까지 가능한 시대가 온 것으로 기대하는 환자가 많다.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속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을 치료한다.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어서 부작용도 적고 내성 문제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세대 화학 항암제는 세포독성 물질로 암세포를 공격해 사멸시키지만 암세포뿐만 아니라 주변의 정상 세포도 같이 공격해 손상을 입혀 부작용이 심했다.

2세대는 정상 세포를 공격하지 않기 위해 암세포의 특정 물질만 공격하는 표적항암제로 발전했다. 특정 물질만 공격해 부작용은 1세대에 비해 줄었지만, 암세포가 면역이 생겨 재발하면 항암제가 듣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기존 항암제보다 독성 문제 적어

3세대 항암제는 이런 부작용이 거의 없습니다. 3세대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항암제보다 독성과 내성 문제가 적고 부작용도 현저히 적다.

암세포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의 감시를 회피할 수 있는 기전을 갖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이렇게 암세포가 우리 몸의 면역체계로부터 회피하는 것을 억제하거나 면역세포의 작용을 강화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욱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도록 한다.

암세포가 면역체계를 회피하는 방법으로는 면역 체크포인트를 이용한 방법이 있다. 체크포인트 단백질이란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활성화 또는 비활성화 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단백질이다. 암세포를 주로 공격하는 면역관련 T세포 표면에 위치한 단백질이나 암세포 표면에 위치한 단백질 등이 있다.

암세포 표면의 특정 부분이 PD-1이나 CTLA-4와 결합하면 T세포의 면역기능이 억제되어 암세포가 면역 감시체계를 피하게 된다. 여러 면역항암제들은 이러한 면역 체크포인트에 결합해 T세포가 비활성화 되는 것을 막고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한다.

국내에서 승인된 면역항암제는 대부분 암세포가 면역체크포인트 억제제 약물들이며, 암세포와 T세포의 결합을 촉진하는 면역세포 작용 강화제도 일부 소개되어 있다.

‘키투르다·옵디보’ 대표적 면역항암제

국내에 소개된 면역항암제들은 모두 T세포나 암세포의 특정 부분을 표적으로 인지하고 결합할 수 있는 항체의 구조를 갖고 있다.

면역체크포인트 억제제 중에는 T세포 표면의 체크포인트에 결합하는 약물과 암세포 표면의 체크포인트에 결합하는 약물이 있다.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T세포의 PD-1에, 여보이는 T세포의 CTLA-4에, 티센트릭은 PD-1에 결합하는 암세포 표면의 PD-L1에 결합한다.

블린사이토는 무분별하게 증식하는 종양성 B 세포 표면의 CD19와 T 세포 표면의 CD3에 동시에 결합한다.

면역 치료제는 부작용이 적어서 다른 치료법과 병용이 쉽다. 처음 개발될 당시에는 주로 이전에 항암치료를 여러 번 했던 환자들에게 단독으로 투약했다.

최근에는 조금 더 초반에 투약하는 것이 시도되고 있다. 면역치료를 항암치료 초반부터 사용하거나 제거 수술 이후 보조 요법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서 ‘PD-L1’ 물질이 50% 이상 나타나면 초반부터 면역치료를 하는 것이 표준요법인 항암 화학요법보다 60%가량 효과가 좋다.

수술이 불가능한 3기 폐암 환자는 보통 항암 방사선 치료를 받는다. 치료를 마친 후 면역 치료제를 2주 간격으로 1년간 투약하면 재발률이 75%에서 44%로 감소했다.

재발 기간도 5.6개월에서 16.8개월로 연장하는 효과가 있어서 향후 표준치료로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면역 항암제가 모든 암을 치료해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아직은 효과가 크지 않다. 종양마다 다르지만, 면역관문억제제가 효과를 보는 확률이 악성 흑색종의 경우 40% 내외, 다른 종양은 10% 내외밖에 되지 않는다.

강동경희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정아 교수는 “위암 4기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치료 성과가 좋은 환자들의 공통적인 생태지표를 발견했지만, 아직 이 생태지표가 효과가 있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며 “앞으로도 면역 항암제의 치료 성과를 높이기 위해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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