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물질 개발·초기임상 활발…상용화는 난항

[창간 53주년 기획 / 첨단 바이오의약품 R&D 성과] 치매 치료제 개발 어디까지?

국내 제약사 R&D 확대 불구
임상 3상 실패 사례 대다수
허가 획득 블록버스터 기대

인구고령화로 인해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증가하면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질환이 ‘치매’다.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운 것이 ‘치매 국가책임제’이다. ‘치매 국가 책임제’는 고령사회를 맞아 증가하는 치매 질환을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하겠다는 정책으로 치매 환자와 가족이 지는 경제적·정서적 부담을 지역사회 인프라와 건강보험제도를 통해 국가와 사회가 나눠지겠다는 취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치매환자는 72만5000명이다. 치매환자 증가율이 가파르게 늘어 오는 2024년 100만명을 넘어선 뒤 2050년에는 271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환자가 증가하면서 사회적 비용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와 복지부의 추산에 따르면 의료비와 요양비, 생산성 손실 등 간접비까지 포함한 치매환자 1인당 관리비용은 2015년 기준 2033만 원에 달했다. 이를 전체 치매 환자에게 드는 비용으로 환산하면 국내총생산(GDP)의 0.9%가량인 13조2000억 원에 이른다. 2050년에는 이 비용이 1인당 3900만 원으로 늘고 전체 관리 비용은 GDP의 3.8%에 달하는 106조5000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제약사 치료제 개발 잇단 실패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치매’에 대한 치료제 개발은 더딘 상황이다. 후보물질 개발과 초기 임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최근에 상용화에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4월에는 MSD가 치매신약 후보물질인 베루베세스타트 임상 3상인 ‘APESC’를 종기 종료했다.

베루베세스타트 복용군이 아밀로이드PET 영상검사에서 베타아밀로이드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지기능은 향상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3월에는 바이오젠이 치매신약인 아두카두맙에 대한 임상 중단을 선언했다.

아두카누맙은 초기 임상시험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해 임상 2상 3건을 동시에 진행했으나, 모니터링위원회는 임상시험 성공 가능성이 없어 연구 중단을 권고했다.

안전성에 대한 문제는 없었지만, 알츠하이머에 효능 입증이 미진하다는 것이 위원회의 판단이다.

아밀로이드베타 타깃은 치매치료제 개발을 위한 한 축이었으나, 일라이 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로슈, 화이자, 머크, 존슨앤존슨 등이 잇따라 실패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치매 치료제 개발에 연달아 실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치매치료제 개발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젬빅스’ 美 FDA 2상 승인 획득

젬빅스는 지난 5월 미 FDA로부터 GV1001의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대한 2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FDA로부터 승인받은 2상 임상시험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서 GV1001의 안전성 및 유효성 평가를 위한 것으로, 미국 내 20여 개 의료기관에서 9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대화제약은 도네페질을 먹고 있는 경증 내지 중등증 알츠하이머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DHP1401’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2상을 진행했다.

해당 임상에는 건국대병원을 비롯해 국내 16개 기관에서 180명이 임상시험에 참여했으며, 대화제약은 자료정리와 통계분석을 마친 후 하반기에 식약처에 결과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현대약품이 개발 중인 ‘BPDO-1603’는 국내 최초 도네페질과 메만틴을 결합한 치매복합제다. 지난해 1상과 관련한 2건의 임상이 종료됐으며, 목표 달성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제약사 상업화 성공 관심 주목

국내 제약사들이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임상 1상과 2상을 완료한 후 마지막 관문인 임상 3상에서 실패한 사례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임상 3상은 대규모로 진행하기 때문에 임상 1상과 2상과는 다르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설명이다.

만약 임상 3상을 성공해 시판허가를 획득한다면 블록버스터 약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과연 국내 제약사에서 개발 중인 치매치료제가 상업화에 성공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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