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성출혈열 - 발열·출혈·신기능장애… 심하면 뇨독증으로 쯔쯔가무시병 - 벼베기 할때 반드시 장화·장갑 등 착용해야 렙토스파라증 - 조기 발견후 항생제 투여하면 예후 좋은편 원인·증상별 예방·치료법 가을은 다른 계절보다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시기다. 더불어 가을철 3대 질환으로 불리는 유행성출혈열, 쯔쯔가무시증, 렙토스피라증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예전엔 야외활동이 잦은 농촌지역 주민들과 군인들이 많이 감염됐다. 최근엔 주5일근무제 실시로 야외에서 레저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 전염 범위가 넓어졌다. 질병관리본부 질병감시과 박만석 과장은 “전문의들 사이에서 흔히 3대 메이저라 불리는 이들 병은 감염경로와 초기증상, 잠복기 등이 서로 비슷해 구별이 쉽지 않다”며 “따라서 원인균, 임상증상 등을 잘 이해하고 예방에 신경을 쓰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한다. ▶신증후출혈열 유행성출혈열이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신증후출혈열은 이름에서 보듯 발열, 출혈, 신기능장애 등의 증세를 보인다. 이 질환은 발열기, 저혈압기, 감뇨기(소변양 감소), 이뇨기(소변양 증가), 회복기 등 다섯 단계로 나눠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잠복기는 평균 2∼3주로 초기증상은 발열, 오한, 두통 등 감기증세와 비슷하다. 특히 발열기에는 발열, 두통, 근육통, 얼굴과 목의 발적(염증이 생겼을 때 그 부분이 빨갛게 부어 오르는 상태), 결막 충혈, 인두 발적, 입천장이나 겨드랑이의 점상 출혈 등이 생긴다. 병이 경과되면서 점차 혈압이 떨어지고(저혈압기) 오줌이 나오지 않다가(감뇨기) 오줌이 터지면서(이뇨기) 회복된다. 연세의대 감염내과 김준명 교수는 “원인바이러스를 죽이는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대증요법이 최선”이라며 “심한 경우 소변이 전혀 안나오는 뇨독증에 빠지기 때문에 즉시 인공투석기가 비치되어 있는 큰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신증후출혈열로 인한 사망률은 과거에는 7∼15%로 높았으나, 현재는 인공투석기의 개발 및 치료기술의 발달로 5% 미만으로 감소됐다. 예방법은 산이나 풀밭에 앉거나 눕는 것을 피하고 야외활동을 하고 귀가한 경우엔 반드시 옷을 털거나 세탁하고 목욕을 해야한다. 야외활동을 주로 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은 백신약이 있으므로 미리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렙토스피라증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거의 자취를 감춰가던 렙토스피라증은 98년부터 갑자기 증가했다. 박만석 과장은 “농촌의 직업병이라 할 수 있는 렙토스피라증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농촌인구 감소, 농촌기계화 등으로 감소했지만 최근 계속되는 기상재해로 인해 감염자가 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한다. 렙토스피라균을 갖고 있는 집쥐·들쥐·족제비·여우·개 같은 동물이 소변으로 오염시킨 토양에 홍수나 태풍으로 물이 범람하면서 균이 전파된다. 렙토스피라균은 나선형 미생물로서 축축한 흙이나 물에서 3∼4주간 살 수 있다. 따라서 이 병은 가을철 추수기의 논과 밭에 곡식을 먹으러 온 들쥐 등을 통해 전염되기 쉬운데 초기증상은 갑작스런 발열(38∼40℃), 두통, 오한, 근육통, 눈의 충혈 등으로 감기몸살과 비슷하다. 따라서 대부분 심한 독감으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칠 수가 있다. 김준명 교수는 “일부환자에선 열은 떨어지지만 눈이 충혈되고, 간과 비장이 커지며, 피부에 발진이 나타난다”며 “심한 경우엔 폐출혈에 의해서 피가 섞인 가래나 각혈을 하게 되고 호흡곤란과 함께 사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한다. 치료는 대증 요법과 함께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송재훈 교수는 “주위 환경을 깨끗이 해 들쥐의 접근을 억제하고 가축에게 예방접종을 시키는 것이 효과가 있다”며 “논에 고인 물에서 작업할 때 장화, 장갑과 같은 보호구를 반드시 착용하고 논의 물을 빼고 마른 뒤에 벼베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쯔쯔가무시병 ‘쯔쯔가무시’는 일본어로 ‘위험한 벌레’를 뜻하며 등줄쥐에 기생하는 털진드기가 매개체이며 원인균은 리켓치아다. 털진드기의 유충은 주로 들쥐가 잘 다니는 풀밭 등에 서식하기 때문에 풀밭을 다닐 때 이 유충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쯔쯔가무시병은 주로 농촌에 거주하는 사람들, 즉 농민이나 밭일을 하는 여성들이 많이 걸린다. 쯔쯔가무시병에 걸리면 보통 1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두통과 발열, 오한, 발진,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을지의대 호흡기내과 조용선 교수는 “대개 사람들은 진드기에 물렸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며 “기관지염이나 폐렴, 심근염으로 발전하기도 하며 심한 경우 의식장애와 폐렴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항생제 투여가 이뤄지면 치료효과가 매우 좋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2주가 지나도 고열이 계속되기도 한다. 쯔쯔가무시병은 가을 뿐 아니라 진드기 밀도가 높은 5월에도 발병 가능성이 높다. / 이정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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