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가족을 넘어 가족해체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개인주의화와 급격한 고령화 및 저출산, 만혼화 및 이혼율 증가 등의 복합적 영향으로 가구규모가 계속 줄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 가구 넷 중 하나는 1인 가구다. 절반은 부부·부자·모자 형태로 이뤄진 2인 가구다. ‘둘이 벌지만 아이는 안 낳는다’는 딩크족을 넘어 아예 결혼을 안 하는 ‘비혼’ 경향도 뚜렷하다.
결혼을 한 여성도 출산을 기피하려는 저출산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점차 늘어나는 것도 미혼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비약적으로 늘었음에도 결혼해 아이를 낳아 기르고 집안일까지 도맡아야 한다는 부담이 크게 작용한다.
전체 가구중 절반 2인 이하…딩크 비혼 경향 뚜렷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의 전체 1733만9000가구 가운데 1∼2인 가구가 48.2%에 이른다. 2인 가구가 420만5000가구(24.3%), 1인 가구가 414만2000가구(23.9%)이다. 1인 가구가 처음으로 4인 가구 비율(22.5%)을 뛰어넘었다. 1∼2인 가구의 증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는 2025년 31.3%, 2035년에는 34.3%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10년간 1인 가구가 191만7000가구 늘었는데, 이 중 미혼 상태의 1인 가구가 88만6000가구로 증가분의 46.2%를 차지한다. 미혼 남녀가 결혼을 기피한다는 의미다.
서울의 경우를 보더라도 2015년도 기준 시내 1~2인 가구는 전체 절반이 넘는 51.7%, 전체 가구 중 11.2%는 한 부모 가족으로 '부부+미혼자녀' 가족이 줄고, 가족 형태가 소규모·다양화 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가족유형이 1인 가구와 부부 및 미혼자녀로 구성된 1~2세대 중심의 핵가족 형태에 집중되는 것은 가족 가치관과 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에서 짐작될 수 있다.
결혼관에 대한 인식도 크게 달라졌다.
"자녀 필요 없다" 53.5%…결혼친화형 가족정책 필요
통계청 조사 결과,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1998년 33.6%에서 2012년 20.3%로 줄었다. '자녀를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비율도 1997년 73.7%에서 2012년 46.3%로 급격히 추락했다. 반면, '자녀를 반드시 가질 필요는 없다'는 의식은 1997년 26.0%에서 2012년 53.5%로 늘었다.
부모 부양관도 변했다. 부모부양은 가족의 책임이라는 인식은 1998년 89.9%에 달했으나, 2012년 들어서는 33.2%로 급전직하했다. 이에 반해 1998년 2.0%에 불과했던 사회의 책임이라는 인식은 2012년에 52.9%로 껑충 뛰었다.
여기에다 고용과 소득 불안정, 양육부담 등으로 말미암아 만혼화와 혼인기피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남성 초혼연령은 1990년 27.8세에서 2013년 32.2세로, 여성 초혼연령은 1990년 24.8세에서 2013년 29.6세로, 각각 4.4세와 4.8세가 상승하면서 만혼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그 여파로 출산율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가임기간 출산할 것으로 예측되는 평균 자녀 수)은 1990년 1.57명에서 2013년 1.19명으로 13년간 24.2% 감소했다.
평균 출생아수(기혼여성이 생애동안 출산한 자녀 수)도 1992년 2.2명에서 2012년 1.16명으로 줄어 인구 대체 수준 이하에 도달했다.이런 상황에서 가족결속력 마저 약화하면서 인구 1천명당 이혼건수는 1990년 1.1건에서 2013년 2.3건으로 증가했다.
이혼율도 여전히 높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이혼율은 소폭 감소했지만 50대 이상 황혼이혼은 7년째 증가했다. 전체 이혼율이 줄어든 것도 경제불황에 따른 ‘이혼 유보’가 그 원인으로 분석된다.
혼인건수 대비 이혼건수의 비율도 1990년 11.4%에서 2013년 35.7%로 느는 등 가족해체 상황에 심각하게 노출됐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와 이혼가족 등 구조적 취약가구의 증가를 고려해 부부중심의 가족형태에 대한 인식을 지양하고 다양한 가족유형에 맞춰 가족의 다양한 가치관과 욕구를 인정하고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가족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무엇보다 결혼 적령기를 맞은 청년층의 결혼하기 좋은 여건 조성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명래 단국대학교 교수는 최근 '저출산 추세 반전을 위한 근본적 해법의 모색' 이라는 주제 토론회에서 “결혼준비시기인 청년기부터 결혼 친화적 주거지원 체계가 촘촘하게 구축돼야 한다”며 “공공·민간 임대 주택의 다양화 및 공급확대, 전세대출 기준 완화, 신혼부부 친화형 주거모델 개발 및 정주여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위한 맞춤형 주택 공급 이뤄져야
조 교수는 “저가의 주택은 도시 외곽을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지만 실제 신혼부부가 원하는 주택은 일자리와 가까운 주택이어서 수요 공급 간 괴리가 크다. 공급의 양만 확대하는 정책이 아닌 신혼부부 수요 맞춤형 주택 공급과 새로운 역세권 중심의 공급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서울시 은평구의 청년협동조합주택이나 강서구 육아공동체협동조합 등 인상적인 정책이 많은데, 이런 사업을 정부 차원이 아닌 지자체 차원에서 많이 실행해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내놓은 ‘신혼부부에게 집 한 채를’ 같은 정책안도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고 정책 우선순위에 반영하면 좋은 정책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만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교수는 “교육 정책과 고용정책, 산업 정책 간의 유대적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 또, 저출산 고령사회에서는 향후의 노동력 공급 부족 현상을 대비해 장기적 로드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천현숙 국토연구원 주택토지연구본부 본부장은 “신혼부부 등 사회초년생에게 80%를 공급하는 행복주택 등 기존 패러다임과 다른 정책들과 함께 젊은 가구가 자원을 형성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재형저축 등 파격적인 정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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