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고용불안 '자발적 불임세대' 양산

[창간 49주년 기획 1/초저출산 해법 없나] "결혼·출산은 사치다"

결혼적령기의 청년층 결혼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경기불황이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장기화되면서 악화되는 고용 불안이 주된 이유다.

특히 청년층의 결혼기피 현상은 결국 출산률 급감으로 이어져 우리경제를 떠받칠 주된 동력의 상실을 가져오는 악수로 작용해 국가 존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청년실업은 주로 15세에서 29세사이의 청년계층의 실업을 말하는데 최근 들어 이들 청년층 고용률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더구나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정년 연장과 노사정의 노동시장 구조개혁 대타협이 결렬돼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실제로 청년실업률이 치솟는 ‘고용절벽’이 현실로 다가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통계청이 내놓은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의 청년실업률은 10.2%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4월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청년 실업률이 50대(2.5%), 60대 이상(2.3%) 실업률의 4배가 넘는 등 세대 간 고용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뿐 아니라 전반적인 고용 상황도 크게 악화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 동향에 따르면 4월의 전체 취업자 수는 259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만6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3년 2월(20만1000명) 이후 2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작년 같은 달(58만1000명)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1년 사이 36만5000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그 여파로 전체 고용률(60.3%) 역시 작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줄어 2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4월 전체 실업자 수는 105만3000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2만3000명(2.2%) 증가했다.

더 큰 문제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60세 정년 연장을 앞두고 기업들이 인건비 부담을 고려해 청년 채용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종업원 100명 이상 사업장 377곳의 올해 채용계획을 조사해 보니 올해 신규 채용이 있거나 이미 채용을 마쳤다고 응답한 기업 비중은 59.1%로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통계청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인구는 949만5000명으로 이 중 니트족은 15.5%를 차지했다. 청년층의 실업자(44만5000명)와 비경제활동인구(514만8000명)를 합한 인원에서 학생(412만2000명)을 뺀 숫자가 니트족으로 분류된다.

청년 15% '취업무기력증' 체감 실업률은 20% 넘어

청년 100명 중 15명 정도가 ‘취업 무기력증’에 빠져 있는 셈이다. 니트족, 실업자, 학생 등을 제외한 청년 취업자는 390만2000명에 그쳤다.

4월 중 청년층 실업자(경제활동인구 중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했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는 44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1만9000명 늘었다. 청년실업률은 10.2%로 작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해 4월만 놓고 봤을 때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 동력이 떨어진 기업들이 숙련자 위주로 고용하기 때문에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기술에 기초한 산업이 등장하지 않아 일자리 창출이 어려운 점도 청년실업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실업률은 일할 능력과 의사가 있는 사람 중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의 비중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준비생이나 고시준비생, 구직단념자 등은 제외다.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따라 정부 통계에서 빠져 있는 사람들까지 포함시키면 청년층의 ‘사실상 실업률’은 20%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공식 실업률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다.

사실상의 실업자는 공식 실업자에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 싶은 청년 근로자(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 △구직활동을 안 하고 있지만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할 의지도 있는 청년(잠재경제활동인구)을 합한 것이다.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가 6만 명 남짓, 잠재경제활동인구가 60만 명 안팎임을 감안할 때 청년층의 사실상 실업자는 11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식 실업자 수의 2.5배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정년연장으로 부모 세대가 예전보다 오래 일자리를 유지하면서 ‘청년층의 고용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부모 세대들이 정규직 일자리를 고수하는 바람에 청년층들이 1년 이하의 계약직 등 ‘질 나쁜 일자리’로 내몰렸다가 끝내 구직을 포기하면서 니트족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년 연장·숙련자 우선 '청년고용절벽' 현실로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금은 통상임금과 정년 연장, 근로시간 단축으로 증가하게 될 비용 부담으로 인해 신규채용 축소가 청년고용의 절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임금 인상과 고용 확대는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로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하나는 줄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고용능력평가연구본부 나영선 본부장은 최근 ‘청년일자리 활성화’를 주제로 현재의 고용 시장 상황에 빗대 청년층의 결혼 장려를 위한 정책 과제를 제안했다.

나 본부장은 “대표적인 청년일자리정책들의 실 수요자가 20~30대 청년으로 타깃팅이 확실히 돼 있지 않거나, 기업에 유리하게 짜여 있는 등 문제가 많다. 특히 청년인턴제는 예산이 정부 예산이 많이 들어가 있는데 기업의 인건비 절감차원에서만 소비되며 반복 실업을 양산하고 있다. 청년 창업 지원 사업은 실전교육 부분에서 구멍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일과 스위스 등의 선진국 사례를 설명하며 “학교와 기업이 커리큘럼을 함께 짜고 긴밀히 협력해 학업과 취업을 연결해야 한다. 또 청년층은 지금 고용보험 가입이 안 되는데, 사회안정망으로 고용보험을 들 수 있게 하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 NCS기반의 직무 능력 평가를 기업이 신뢰해야 하고, 일한 만큼 공정하게 대우받는 노동시장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유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