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지원 강화 출산율 높이는 필수조건

[창간 49주년 기획 1/초저출산 해법 없나] 아이 키우기 힘든 나라/ 서문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우리나라 여성의 합계출산율은 OECD 국가의 평균 합계출산율보다 훨씬 낮다. 합계출산율은 2005년에 1.076명으로까지 낮아졌고 이후 조금씩 회복되는 경향을 나타냈으나 2013년에 1.187 수준으로 다시 낮아졌다.

출산율이 낮아지는 이유는 인구학적으로는 만혼으로 출산 연령이 늦어지고 이로인한 출산 및 후속 출산 감소가 작용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아이들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증가된 고령인구를 부양하고 국가발전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출산율이 유지돼야 하며, 태어난 아이들은 질 높은 인적자원으로 양성해야만 한다. 가정에서도 자녀수가 적어지면서 태어난 자녀에게 양질의 보호와 교육을 제공해 잘 기르고자 하는 부모의 욕구는 증대된다.

미래세대 육성에 대한 국가나 가정의 욕구와 기대 수준은 높지만, 가족의 자녀 양육기능은 매우 취약하다. 여성 인적자원의 활용은 국가 경쟁력 확보에 필수요인이다.

이러한 사회에서 국민들이 자녀를 낳아 잘 키우게 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가 적극 개입해 아이 기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부모권과 노동권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노동권을 선택하는 여성이 증가하면 출산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프랑스나 스웨덴과 같이 출산율과 여성 취업률이 높은 나라들은 국가가 서비스, 시간 및 현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아이를 기르는 부모를 지원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공보육, 공교육 서비스 지원체계가 확립돼 있다. 서비스 유형도 종일제뿐 아니라 단시간 또는 시간제 보육, 부모 자녀 이용시설 등 다양하게 제공되며, 비용의 상당 부분을 국가와 사회가 부담한다.

또 여성이 일과 가정 양립이 가능하도록 육아휴직이나 유연근무 등으로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시간을 지원해 준다. 그리고 자녀 양육비용을 현금이나 조세 형태로 보조해 준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보육 서비스 지원 이외에 자녀를 가르는 부모에 대한 지원체계는 미약하다.

보육서비스 대체 지원으로 양육수당제도나 조세 지원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보편적 현금 지원인 아동 수당제도는 실시하고 있지 않다. 보육정책이나 육아휴직 등 시간 지원 방식은 다양화와 내실화를 기할 필요가 있다.

부모의 보육비용 부담 경감은 1, 2차 저출산 고령사회기본계획의 핵심정책으로, 중요한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인식돼 왔다.

이로 인해 영유아에 대한 재정 지원의 규모는 GDP 대비 1%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국민들의 정책 만족도는 낮고, 비용 지원과 출산과의 관련성은 미약하다.

그 이유는 취업 등 수요자의 요구를 잘 반영하지 못한 획일화된 서비스 유형과 지원 정책, 그리고 공적 서비스 공급 체계의 미비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공보육기관의 비중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보육아동의 78% 정도가 개인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다닌다.

유치원의 사정도 이와 비슷하다. 2013년부터 전연령·전계층 무상보육, 무상교육이 실시되고 있으나 실제로 부모의 보육료나 교육비 부담, 사교육비 부담은 여전하다.

2014년 한 조사에 따르면 영유아의 월 평균 사교육비 지출 규모는 10만원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자녀가 커가면서 사교육비는 계속 늘어난다.

또 부모에게 시간을 지원하는 제도로 육아휴직은 제도화돼 있으나 사용이 보편화되지 않고 있다. 시차 근무 등 유연근무도 제도는 마련돼 있으나, 실제 이용률이 낮은 실정이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근로자의 기본적 복지욕구로 수용하고 소요 비용을 분담하려는 기업 및 사회의 인식도 부족하다.

육아휴직 소득대체율도 낮다. 이외에 가정에서도 여성이 일하면서 자녀를 양육하기에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지 못하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에 남성의 가사 분담은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 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근로 소득이나 시간과 관계없이 자녀양육은 거의 여성이 도맡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의 자녀양육 지원정책은 일·가정 양립 관점을 강화해 정책적 효과를 높여나가야 한다. 보육서비스는 부모의 근로와의 연계성을 강화해 종일제, 반일제 등 수요자 맞춤형으로 지원하고, 육아휴직이나 유연근무제를 확산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영·유아 보육교육 재정 규모가 단시간에 크게 확대돼 국가 재정에 부담을 준 측면도 있다. 그러나 지원 수준이나 민간 중심의 공급체계는 질 높은 보육교육을 담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육아종합지원센터 등 이용시설 확대도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출산 증가 효과가 없는 보육에 더 이상 재정을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보육서비스 지원은 출산 수준 제고를 위한 필수 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출산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여성이 아이를 기르면서도 일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해야 한다. 적정 출산율 확보는 곧 국가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구득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