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의사회가 사망자의 안구 적출을 의사가 아닌 인력에게 허용하는 방안에 반대하며, 안구 적출의 전문적 의료행위 성격과 의사 수행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안과의사회는 21일 국내 안구 기증 활성화와 수입 각막 의존도 개선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안구 적출을 비의료행위로 규정해 비의사 인력에게 허용하려는 논의에는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앞서 지난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사망자의 안구 적출을 의사가 하도록 한 현행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안구 기증 희망등록자가 매년 6만~8만명에 이르지만 실제 기증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0.1~0.2%에 그치고, 각막이식 수술의 80~90%를 수입 각막에 의존하는 현실이 근거로 제시됐다.
안과의사회는 그러나 안구 적출은 이식의료의 출발점이자 의학적 판단과 수술적 숙련이 필요한 의료행위라고 강조했다. 적출 과정에서 조직이 손상되거나 오염되면 이식편을 사용할 수 없거나 이식 결과가 나빠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망자에게 시행한다는 이유만으로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은 안구 적출부터 이식까지 이어지는 의료 과정의 연속성을 간과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안과의사회는 "안구와 안와 구조에 대한 이해, 무균적 조작,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술기와 적절한 보존이 필요하며, 기증자의 병력과 감염 위험을 평가하고 적출 과정에서 발견되는 이상 소견을 판단하는 데도 전문성이 요구된다"며 "기증자의 외형을 최대한 보존하고 유족을 배려하는 것은 기증의 숭고한 뜻을 존중하는 의료진의 중요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기증 관련 연락과 절차, 적출 준비를 지원하는 업무와 직접 조직을 절개하고 안구를 적출하는 행위는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외 사례를 근거로 비의사 적출을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를 요구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전문교육을 받은 비의사 인력이 안구나 각막 조직을 채취하지만, 별도의 교육과 자격 인증, 역량평가, 표준절차 및 품질관리 체계를 전제로 운영된다는 설명이다.
안과의사회는 "이러한 제도적 기반을 갖추지 않은 채 해외 사례만으로 안구 적출을 비의료행위로 규정하거나 다른 직역의 업무로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기증 활성화를 위해서는 실제 기증으로 이어지지 않는 원인부터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의사회는 "기증 의사 확인부터 의료기관 의뢰, 유족 상담과 동의, 적출팀 출동, 조직 보존과 이송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점검해 기증이 중단되는 지점을 찾아 개선해야 한다"며 "실제 기증률이 낮은 원인이 적출 의사 부족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과의사회는 정부와 국회에 ▲이식을 위한 안구 적출의 의료행위 성격 인정 및 의사 수행 원칙 유지 ▲안과의사가 참여하는 권역별 적출 협력체계와 야간·휴일 대응체계 구축 ▲호스피스·임종기 진료기관과 장기구득기관, 안은행 및 이식의료기관 간 연계 강화 ▲안구 적출 인력과 업무범위 변경 논의에 안과계의 전문적 검토 반영 등을 촉구했다.
안과의사회는 "기증자의 숭고한 뜻은 안전한 적출과 성공적인 이식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안구 기증 활성화에 적극 협력하되, 이를 이유로 안구 적출의 전문성과 의사의 책임을 약화시키는 정책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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