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꺼풀이 자주 처지거나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피로로 넘겨서는 안 된다. 신경과 근육 사이의 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인 중증근무력증의 초기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음식물을 삼키거나 호흡하는 데까지 어려움이 생길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30대 여성 A씨는 오후만 되면 한쪽 눈꺼풀이 처지는 증상을 경험했지만 피로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와 턱·목 근력 저하까지 나타나 병원을 찾았고, 중증근무력증 진단을 받았다.
중증근무력증은 신경과 근육이 만나는 신경근육접합부에서 신호 전달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근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석진명 교수는 "중증근무력증은 신경에서 근육으로 신호가 원활하게 전달되지 않는 자가면역질환"이라며 "증상이 반복되거나 특정 시간대에 심해질 수 있어 질환에 대한 인지와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눈꺼풀 처짐과 복시다. 이후 얼굴과 목, 팔·다리 등 전신 근육으로 증상이 확대될 수 있으며, 음식을 씹거나 삼키기 어렵고 발음이 불분명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아침보다 오후나 저녁에 증상이 심해지고, 같은 동작을 반복할수록 근력이 떨어지다가 휴식 후 호전되는 양상이 특징적이다. 다만 환자마다 증상과 진행 양상이 다를 수 있어 반복적인 근력 저하가 나타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진단에는 혈액검사와 반복신경자극검사 등이 활용된다. 혈액검사로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대한 자가항체 등을 확인하고, 반복신경자극검사로 신경에 전기 자극을 가했을 때 근육의 반응을 살핀다. 일부 환자에게는 흉선종 등 흉선 이상이 동반될 수 있어 흉부 CT 등 영상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치료는 증상과 중증도, 자가항체 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신경근육접합부의 신경전달을 개선하는 약물과 면역억제치료가 주로 사용되며, 증상이 심하거나 급격히 악화하면 정맥주사용 면역글로불린 요법이나 혈장교환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감염이나 과도한 스트레스, 특정 약물 등은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호흡이나 삼킴에 어려움이 생기거나 근력이 급격히 떨어진다면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근무력 위기'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석 교수는 "평소보다 근력이 크게 떨어지거나 호흡과 삼킴에 어려움이 생기는 등 급격한 변화가 나타난다면 중증근무력 위기 신호일 수 있다"며 "지체하지 말고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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