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재가 없어 단 한 순간의 공급 차질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필수의료기기의 공급중단 위기가 심화되고 있으나,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사전 모니터링 체계는 사실상 먹통이라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광주시갑)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접수된 의료기기 생산·수입 중단예고는 총 166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연도별 접수 건수는 2024년 16건에서 2025년 83건으로 무려 5.2배 폭증했으며, 2026년 역시 8월 기준 54건을 기록해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단예고 품목 중 국내 대체품이 없어 수술 중단 등 현장 차질이 우려된 사례는 21건에 달했다. 실제로 심장수술용 '캐뉼러'의 수가 문제로 인한 공급 중단 위기, 소아 척추측만증 수술용 '인공확장형 금속 늑골' 수급 차질로 인한 수술 중단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 현장의 위험이 가시화되고 있다.
더욱이 식약처가 확보하고 있는 기초 데이터 분석 결과, 생산·수입 중단 보고대상 중 최근 2년 사이 공급량이 급감한 9개 품목 가운데 의료용보조순환장치, 이식형통증완화전기자극장치, 심부체강창상피복재, 외과용품, 복막투석장치용회로 등 5개 품목은 2026년 7월 기준 의료기관 공급실적이 '0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범용카테터캐뉼러(-91.6%), 일회용두피클립(-91.0%), 폐동맥카테터(-79.9%) 등도 급격한 공급 감소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식약처는 업체로부터 제출받는 '공급내역 보고자료'를 특정 의료기기의 공급량 파악이나 위기 사전 감지에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공식 인정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의 생산·수입 중단예고 정보 자동연계 시스템조차 구축하지 않아 데이터에 기반한 선제적 대응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소병훈 의원은 "환자의 생명이 걸린 필수의료기기 관리를 업체의 사후 신고에만 의존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라며 "식약처와 복지부, 심평원이 공급 데이터를 상시 연계해 공급량 급감 단계부터 위험을 차단하는 실효성 있는 '조기경보시스템'을 즉각 구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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