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신경외과 구해원 교수팀이 라오스에서 최초로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하며 현지 뇌혈관 치료의 새로운 출발점을 열었다.
구 교수팀은 9월 9일 라오스 최대 규모 국립병원인 마호솟병원(Mahosot Hospital)에서 허혈성 뇌경색 환자 2명을 대상으로 뇌혈관조영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이번 시술에는 한국에서 이종욱펠로우십 임상연수를 받은 라오스 의료진 티파찬 피마판(Thipphachanh PHIMPHAPHANH)이 참여했다.
시술은 라오스 의료진이 앞으로 뇌혈관 질환을 직접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뇌혈관조영술은 뇌동맥류, 뇌혈관기형, 뇌혈관 폐색 등 다양한 뇌혈관 질환의 진단과 혈관 내 치료를 위한 기본적인 검사이자 시술 기반이다.
구 교수팀은 본격적인 시술에 앞서 이틀 동안 현지 병원의 시술 환경을 점검했다. 혈관조영장비의 상태를 비롯해 환자 진료 환경과 시술에 필요한 물품, 감염관리 체계 등을 확인하고 한국에서 사용하는 장비와 현지 장비의 차이도 점검했다. 뇌혈관 시술에 필요한 일부 디바이스와 소모품은 한국에서 직접 준비해 현지로 가져갔다.
장비를 실제 가동하는 과정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문제도 발생했다. 구해원 교수팀은 일산백병원 관계자들과 연락하며 장비 운용 방법을 확인하고, 현지에서 해결 가능한 방법을 찾아가며 시술 환경을 하나씩 갖춰나갔다.
구해원 교수는 "장비가 설치돼 있다고 해서 바로 시술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며 "장비 세팅부터 조영제 투입, 시술 물품 준비, 환자 관리, 감염관리까지 실제 현장에서 하나씩 확인하고 준비해야 했다"고 말했다.
첫 번째 환자는 구해원 교수가 직접 시술했으며, 두 번째 환자는 한국에서 임상연수를 받은 티파찬 피마판이 시술에 직접 참여했다. 구해원 교수는 옆에서 시술 전 과정을 지도하며 필요한 부분을 보완했다.
라오스 최초로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한 티파찬 피마판은 "한국에서 배운 경험을 현지에 시행하면서 뇌혈관 치료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한국에서 배운 기술을 라오스 환자들에게 직접 적용하고, 앞으로 더 많은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구 교수는 이번 시술을 라오스 뇌혈관 치료 발전을 위한 첫걸음으로 평가했다. 구 교수는 "라오스 최초로 뇌혈관조영술을 시행했다는 것은 단순히 한 번의 시술을 성공했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뇌혈관 치료의 시작을 알리는 작은 씨앗 하나를 뿌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라오스 의료진이 스스로 기본적인 뇌혈관 검사를 시행하고, 나아가 혈전제거술과 스텐트 치료, 뇌동맥류 코일색전술 등 보다 전문적인 치료로 단계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술은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이 참여하고 있는 이종욱펠로우십 임상교육 프로그램이 실제 현지 의료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종욱펠로우십은 개발도상국 보건의료 인력을 국내에 초청해 의료기술과 보건의료 역량을 교육하는 사업이다. 일산백병원은 그동안 라오스 의료진을 대상으로 임상연수와 교육을 진행해 왔으며, 이번 현지 시술에서는 국내에서 배운 기술을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공동 진료와 교육을 진행했다.
구해원 교수는 "한국에서 교육하는 것과 현지에서 실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현지 의료진이 언젠가 우리 의료진의 도움 없이 스스로 시술할 수 있는 순간을 생각하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경험이 라오스 의료진의 역량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라오스 환자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치료받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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