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저림이나 허리 통증이 생기면 흔히 허리디스크나 요추관 협착증을 먼저 의심한다. 실제로 두 질환은 중장년층에서 흔하고, 다리 통증과 감각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허리 부위 치료를 여러 차례 받았는데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다리에 힘이 빠져 걷기 어려워진다면 원인이 허리가 아닌 흉추에 있을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새힘병원 이철우 대표원장은 " 최근 요추관 협착증과 요추 디스크 소견으로 치료받았으나 보행장애가 악화된 64세 여성 환자에게서 흉추 디스크 탈출증을 확인하고, 추간공 경유 내시경적 디스크 제거술을 시행했다. 환자는 내원 약 4개월 전부터 심한 허리 통증과 양쪽 다리 저림, 종아리와 발의 감각 저하를 겪었다. 타 병원에서 촬영한 요추 MRI에서는 제4-5 요추간 척추강 협착증과 제5요추-천추간 디스크 돌출 소견이 확인됐다. 이에 수차례 주사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고, 점차 다리 힘이 떨어져 보행기에 의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의 증상 진행 양상과 기존 요추 MRI 소견이 충분히 일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신경학적 진찰에서는 하지 심부건 반사가 전반적으로 항진돼 있었고, 양쪽 다리의 근력도 저하된 상태였다. 이는 말초 신경이나 요추 신경근 문제뿐 아니라 척수가 눌리는 척수증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경추와 흉추 MRI를 추가로 시행한 결과, 제10-11 흉추간 우측에서 탈출한 디스크가 척수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영상에서는 일부 척수 신호 변화도 관찰돼, 의료진은 보행장애와 하지 감각 이상을 유발한 주된 원인이 흉추 디스크 탈출증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흉추부 디스크 탈출증은 전체 디스크 질환 중 약 0.25~1%로 알려져 있을 만큼 드문 질환이다. 빈도가 낮은 데다 허리 통증, 다리 저림, 근력 저하 등 증상이 요추 질환과 겹쳐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하지만 흉추에는 뇌에서 내려오는 척수가 지나간다. 탈출한 디스크가 척수를 압박하면 다리 감각 이상과 근력 저하뿐 아니라 보행 불안정, 균형장애 같은 척수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척수 압박이 오래 지속되면 수술 후에도 신경 기능 회복이 제한될 수 있어, 증상과 영상 소견을 종합한 신속한 판단이 중요하다.
이철우 원장은 "환자의 디스크 위치와 신경 압박 양상을 고려해 추간공 경유 내시경적 디스크 제거술(PETD)을 시행했다. 이 수술은 약 7mm의 절개를 통해 측면에서 근육 사이로 접근한 뒤, 필요한 범위에서 추간공을 넓혀 돌출된 디스크를 제거하는 최소침습 수술법이다. 수술 중에는 내시경 드릴로 제한된 범위의 관절을 절제해 시야를 확보하고, 여러 내시경 기구를 이용해 척수를 압박하던 디스크 조각을 제거했다. 환자는 국소마취 상태에서 의료진과 의사소통하며 수술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에 수술 후 환자의 하지 저림과 통증은 수술 전 통증지수(VAS) 7에서 3으로 감소했으며, 보행도 호전돼 수술 이틀째 퇴원했다. 수술 2개월 뒤 외래 진료에서는 보행기나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걸을 수 있었고, 기존 통증과 저림도 미미한 수준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이철우 원장은 "흉추 디스크는 빈도가 낮고 요추 질환과 증상이 비슷해 놓치기 쉽다. 특히 허리 치료 후에도 보행장애가 악화되거나, 다리 반사가 항진되고 근력이 떨어지는 등 기존 영상 소견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신경학적 이상이 있다면 경추와 흉추를 포함해 진단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추간공 경유 내시경 수술은 절개와 조직 손상을 줄이면서 병변에 접근할 수 있는 치료 선택지 중 하나다. 다만 흉추는 척수와 가까워 수술 난도가 높은 만큼 환자의 상태와 디스크 위치를 면밀히 평가하고, 흉추 및 내시경 수술 경험을 갖춘 의료진이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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