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더 취약한 심장…"여름철 심혈관질환 관리가 더 중요"
[전문의 건강칼럼]
도움말/성주욱 좋은삼선병원 순환기내과 과장
탈수·혈액 점도 상승으로 심장 부담 증가…고령층·심혈관질환자 각별한 주의 필요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일상화됐다. 우리나라도 해마다 여름철 폭염이 더욱 심해지고 길어지면서, 건강을 위협하는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흔히 심혈관질환은 찬 바람이 강하게 부는 겨울철에만 발생하는 질병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름철의 극심한 무더위 역시 심혈관 건강에는 치명적인 복병이 된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폭염이 발생할 경우 전체 사망 위험은 1.16배 증가하는 반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1.14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이 단순한 무더위를 넘어 기저 심장질환을 악화시키고 나아가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강력한 경고등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여름철 무더위에 대한 적극적인 예방과 철저한 건강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더위가 이처럼 심장에 큰 부담을 주는 이유는 우리 몸의 생리적인 대처 변화와 관련이 있다. 기온이 치솟으면 우리 몸은 체온을 낮추기 위해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열을 방출하기 위해 피부와 말초혈관을 확장시킨다. 이 과정에서 체내 수분이 급격히 빠져나가고 전해질 이상이 생기면 혈액량이 줄어든다. 동시에 탈수로 인해 피가 끈적끈적해지는 '혈액 점도 상승' 현상이 동반된다.
이때 심장은 온몸에 피를 돌리기 위해 평소보다 훨씬 빠르고 강하게 뛰어야만 한다. 혈압이 불안정해지고 심박수가 빨라지는 빈맥이나 부정맥이 쉽게 발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처럼 탈수와 혈전 생성 위험이 동시에 높아지는 복합적인 상황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특히 심장의 펌프 기능이 크게 저하돼 있는 심부전 환자는 심장의 부담이 한층 가중되면서 호흡곤란이나 전신 부종이 급격히 악활될 수 있다.
이러한 위험은 65세 이상의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더욱 가혹하게 작용한다. 어르신들은 체온 조절 능력이 젊은 층에 비해 현저히 저하되어 있고, 체내 수분이 부족해도 갈증을 느끼는 감각이 무뎌져 탈수 상태에 쉽게 노출된다. 기존에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등을 이미 앓고 있는 환자는 물론이고 평소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같은 위험인자를 가진 이들도 탈수나 혈압 변화에 매우 민감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첫걸음은 단연 '더위 피하기'다. 폭염이 심한 낮 시간대에는 야외 활동을 삼가고, 시원한 실내나 무더위쉼터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수분을 제때 보충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다만 심부전 환자의 경우 과도한 수분 섭취가 오히려 폐부종을 유발해 독이 될 수 있으므로 주치의의 지침에 따라 수분량을 조절해야 한다.
무엇보다 평소 처방받은 약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와 함께 갑작스럽게 찾아올 수 있는 심장 이상 신호를 미리 숙지해 두어야 한다. 가슴을 짓누르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5분 이상 지속된다면 즉시 심근경색을 의심해야 한다. 호흡곤란, 이유 없는 식은땀, 극심한 어지러움이나 갑작스러운 실신도 매우 위험한 신호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해 신속히 응급실을 찾아야 하며, 직접 운전하는 것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절대 피해야 한다.
기후변화로 폭염은 매년 더 잦고 강해질 전망이다. 이제 여름철 무더위는 단순한 계절적 불편을 넘어 심장 건강을 위협하는 경계 대상이다. 현명하게 더위를 피하고 평소 심혈관질환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만이 건강한 여름을 나는 지름길이다.
도움말/성주욱 좋은삼선병원 순환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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