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은 왜 무너졌나"…25년 응급의사가 던진 현장 보고서

'양지바른 응급실에 묻어주오' 출간…응급의료 붕괴 원인과 정책 대안 제시

"응급실 뺑뺑이와 소아과 오픈런은 결과일 뿐이다."

25년간 응급실 최전선에서 환자를 지켜온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대한민국 응급의료 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현실적인 해법을 담은 책을 출간했다. 의료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책 제안이 담기면서 의료계 안팎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산하 칠이사는 대한민국 응급의료체계의 구조적 문제와 개선 방안을 담은 신간 '양지바른 응급실에 묻어주오'(도서출판 칠이사)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25년간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근무한 저자가 응급실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사례를 토대로 응급의료 붕괴의 원인을 분석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출간 전 사전예약만으로 예스24 사회정치(사회학) 분야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르며 의료계는 물론 일반 독자들의 관심도 받고 있다.

저자는 응급실 뺑뺑이와 소아과 오픈런 등 반복되는 의료 공백 현상이 단순한 인력 부족 문제가 아니라 왜곡된 의료 전달체계와 필수의료를 보호하지 못하는 제도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책에서는 법적 분쟁 위험에 노출된 응급의료진의 현실과 비효율적인 중증도 분류 체계 등 현장의 문제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하며,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정책적 대안을 함께 제시했다.

주요 제안으로는 응급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한 EMTALA 등 법적 안전망 구축과 환자 분산을 위한 일차응급센터(Urgent Care Clinic) 도입, 경증·중증 환자 전달체계 개선, 응급의료 인력의 번아웃을 줄이기 위한 유연한 고용체계 및 잡셰어링(Job Sharing) 활성화 등이 담겼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이 책이 의료계 내부에서도 정책 논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개원의협의회, 서울특별시의사회 등 주요 의사단체들이 단체 구매에 나서는 등 의료계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이주영 국회의원,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 이낙준 작가, 기동훈 메디스태프 대표, 남궁인 응급의학과 전문의 등 각계 인사들이 추천사를 통해 책의 의미를 높였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양지바른 응급실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응급의료 환경을 의미한다"며 "응급의료 시스템은 운에 맡겨서는 안 된다. 이 책이 무너져가는 생명의 안전망을 다시 세우기 위한 사회적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양지바른 응급실에 묻어주오'는 현재 예스24를 비롯한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판매 중이며,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향후 국회와 보건복지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정책 간담회와 북토크를 열어 응급의료 개선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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