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발치 결정 전, 치과의사가 취해야 할 태도는?

 

 


안산 서울더원치과의원 조인호 대표원장

임플란트 만능주의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며, 여기에 가격 경쟁까지 겹치면서 임플란트는 이제 치과 진료에서 가장 흔한 결론처럼 여겨지고 있다. 문제는 이 결론이 종종 지나치게 빠르게, 그리고 손쉽게 내려진다는 데 있다.

발치 결정은 여러 진단 중에서도 가장 단호하게 들린다. "이 치아는 살리기 힘듭니다. 임플란트가 필요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이 한마디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느끼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상당하다.

뿌리 끝에 염증이 생겼더라도 치근단 수술로 치아를 보존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눈에 띄게 흔들리는 치아라도 치주 치료를 거쳐 기능을 되찾는 사례도 존재한다. 치아가 깨졌더라도 파절의 깊이와 위치에 따라 크라운으로 살릴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기도 하다. 발치는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이다. 한번 뽑은 자연치아는 그 어떤 임플란트로도 완전히 대체되지 않는다. 이런 비가역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이루어지는 발치 권유는, 의도와 무관하게 환자에게는 과잉진료로 다가올 수 있다.

자연치아 보존 치료가 상대적으로 덜 선택받는 데는 구조적인 배경이 있다. 신경치료나 치주 수술, 치근단 수술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반면 임플란트는 진행 단계가 명확하고 예후 예측도 비교적 수월하다. 이 차이는 의사 개인의 의도와는 별개로 임상 현장의 판단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른 치과에서 발치를 권유받고 재진단을 원해 찾아오는 환자들을 볼 때마다 이 현실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좋은 진단은 성급한 결론이 아니다. 가능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각 방법의 예후와 한계를 환자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하며, 그 결정의 무게를 함께 나누는 과정이다. 자연치아를 살리려는 시도가 결국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알면서도 시도해보는 것과, 애초에 그 선택지 자체를 환자에게 제시하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오랜 기간 진료를 이어오다 보면 자연히 알게 되는 사실이 있다. 환자는 치료 결과 못지않게, 자신의 치아를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 고민해준 의사를 기억한다는 점이다. 한자리에서 오랫동안 진료를 이어온 치과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것도 바로 이것이다. 환자와 쌓아온 신뢰, 그리고 결과 앞에서 책임을 피하지 않는 태도다.

임플란트 자체가 잘못된 선택은 아니다. 다만 그것은 마지막에 놓여야 할 선택이다. 발치를 결정하는 순간, 치과 의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한 번 더 멈춰 서는 습관이다. 뽑기에 앞서 살리는 방법을 충분히 고민했는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이 질문이야말로 책임 있는 진단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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