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서울병원, AI로 흉부 X선 한 장에 골다공증·질환 병변 잡는다

MICCAI 채택·국제학술지 게재…의료취약지 조기진단 활용 기대

김관창 교수 연구팀 AI 관련 회의

이대서울병원(병원장 주웅) 심장혈관흉부외과 김관창 교수와 핵의학과 강서영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의과학연구소 안소현 교수 연구팀은 인공지능(AI)과 흉부 영상을 접목한 연구 성과 두 편을 해외 학계에 잇달아 발표하며 관련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첫 번째 연구는 이동형(portable) 흉부 X선 영상에 인공지능 기반 골다공증 선별 시스템을 적용해 진단 정확도를 평가한 임상연구로, 호흡기·흉부의학 분야 SCI(E) 등재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Thoracic Disease'에 게재가 확정됐다. 이 연구는 김지현 심장혈관흉부외과 전공의가 제1저자, 김관창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골다공증 진단의 표준검사인 골밀도검사(DXA)는 고가의 장비와 전문 인력이 필요해 일차의료기관이나 농어촌 등 의료취약지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상당수 고령층이 적절한 진단과 치료 기회를 놓치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진단 공백에 주목해, 이미 결핵 이동검진을 위해 촬영된 이동형 흉부 X선 영상을 추가 촬영이나 방사선 노출 없이 AI로 분석하는 '기회적 선별(opportunistic screening)' 전략의 임상적 활용 가능성을 살펴봤다.

연구는 대한결핵협회 울산·경남지부의 지역사회 이동검진 사업에 참여한 60세 이상 주민 5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동형 X선으로 얻은 영상을 상용 AI 소프트웨어로 분석하고, 이를 골밀도검사(DXA) 결과와 비교한 결과, AI 모델은 곡선하면적(AUC) 0.86, 민감도 90%로 골다공증을 정확히 선별해냈다. 병원에 고정 설치된 장비가 아닌 이동검진 현장의 영상에서도 의미 있는 수준의 성능을 증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결핵 검진을 위해 찍은 흉부 X선 한 장으로 골다공증까지 함께 선별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골밀도 장비를 갖추기 어려운 보건소나 복지관 등의 현장 검진 접근성을 넓히는 데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며 "추가 검증을 거쳐 조기 발견과 골절 예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연구는 흉부 X선 영상에서 질환 병변을 자동으로 찾아내는 AI 기술로, 의료영상 컴퓨팅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회인 'MICCAI(의료영상컴퓨팅 및 컴퓨터지원중재학회) 2026'에 채택됐다. 올해로 29회를 맞는 MICCAI는 전 세계 의료영상 분야의 석학들과 공학자, 임상의들이 모여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학회다.

이번 연구는 병변의 정밀한 위치 정보없이 영상 단위의 라벨링만으로도 흉부질환 병변을 찾아내고 그 위치를 추정하는 '약지도학습(weakly-supervised)' 기법을 제안했다. 특히 의사가 실제 판독할 때 심장이나 폐 등 해부학적 구조를 따라 병변을 찾는 방식을 모델에 결합해, 작고 미묘한 병변까지 정밀하게 짚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일일이 위치를 표시한 대규모 학습 데이터를 구축하기 어려운 실제 의료 현장의 현실적 제약을 완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접근으로 평가받는다.

이 연구는 김정인 인공지능대학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노준혁 인공지능대학 교수와 김관창 교수가 교신저자로 함께해 공학과 임상이 긴밀하게 협업한 융합 연구로 완성됐다.

이번 성과는 이화여대가 선제적으로 구축해 온 의·공학 융합 교육과 연구 인프라가 빛을 발한 결과다. 현재 이화의료원 인공지능 연구단에는 대학원 '컴퓨터의학 협동과정'과 학부 '컴퓨터의학 연계전공'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함께 참여해 실무 중심의 융합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지난 2019년 대학원에 컴퓨터의학 협동과정을 개설한 데 이어, 2021년에는 학부에 컴퓨터의학 연계전공을 신설해 공학과 의과학을 아우르는 양방향 교육을 선도해 왔다. 임상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치료법을 모색하는 이 과정을 통해, 그동안 많은 의예과 학생들이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공학사)하며 미래형 융합 인재로 성장하고 있다.

한편, 'MICCAI 2026'은 오는 9월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알고리즘에서 임상 적용으로(From Algorithms to Clinical Translation)'를 주제로 열린다. 연구팀은 학회에 참석해 연구 성과를 직접 발표하고 국제 연구진과 교류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이번 두 연구는 가장 보편적이고 접근성 높은 흉부 X선 검사를 AI 기술과 융합해 의료 현장에서의 활용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시도"라며 "앞으로도 임상 현장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융합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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