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는 규제, 한방은 확대?"… 의협 한특위, 정부 '건보 이중잣대' 비판

"첩약급여·의한협진부터 비용효과성 검증해야"… 건보 재정 운용 원칙 재정립 촉구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가 정부의 저가치의료 관리 정책과 첩약 건강보험 확대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의과 분야에는 비용효과성과 근거 중심의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면서도, 한방 분야에는 충분한 검증 없이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며 "건강보험 재정 운용의 이중잣대"라고 지적했다. 특히 저가치의료 관리체계가 의료현장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위축시키고 국민의 의료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며 정책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이하 한특위)는 25일 정부가 추진 중인 저가치의료 관리체계 구축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정부는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활용해 일부 영상검사와 진단검사, 심혈관 검사 및 시술, 암 선별검사 등을 저가치의료 후보군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과잉진료와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줄여 건강보험 재정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한특위는 이 같은 정책이 의료현장의 전문적 판단을 위축시키고 필요한 의료서비스 이용까지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료행위의 적정성을 행정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 의료기관 통제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특위는 "정부가 국민에게 필요한 의료의 종류와 횟수를 사실상 결정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의료 선택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첩약급여 확대는 비용효과성 검증 부족"

한특위는 정부가 의과 분야에는 비용효과성과 근거 중심 평가를 강조하면서도 한방 분야에는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을 대표 사례로 지목했다.

한특위에 따르면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의 2024~2025년 급여비 지급액은 약 1914억 원으로 당초 정부 추계액을 크게 웃돌고 있다. 그러나 알레르기 비염과 기능성 소화불량 등 경증 질환에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임상적 유효성과 비용효과성에 대한 객관적 검증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특위는 "정부가 진정으로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우려한다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첩약급여화 사업과 의·한 협진 시범사업부터 철저히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수의료는 붕괴 위기… 우선순위 재설정해야"

한특위는 현재 의료계가 저수가 구조와 필수의료 기피 현상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응급·외상·분만·소아 등 필수의료 분야는 지속적인 적자와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지만, 정부는 수천억 원 규모의 한방 급여 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반면 의과 분야에는 규제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특위는 "건강보험 재정은 국민이 납부한 보험료로 조성된 공적 재원인 만큼 정치적 고려나 직역 간 형평성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와 안전성, 유효성, 비용효과성을 기준으로 사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의료기관 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저가치의료 관리 정책을 중단하고, 한방 급여 확대 정책에 대한 객관적 검증부터 실시해야 한다"며 "건강보험 재정 운용의 원칙과 우선순위를 전면 재정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특위는 앞으로도 국민 건강과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관련 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와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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