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며 굽어지는 등과 줄어드는 키를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우리 몸이 보내는 위태로운 신호일 수 있다. 특히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발생한다면 뼈의 강도가 급격히 약해진 골다공증을 의심해야 한다.
골다공증은 뼈의 양과 질이 감소하고 미세 구조가 파괴돼 골절 위험이 극대화되는 질환이다. 가장 대표적인 고위험군은 중년 이후 여성이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골 흡수를 억제해 뼈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폐경 전후로 이 호르몬이 급감하면 골 소실 속도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빨라지기 때문이다. 특별한 외상이 없더라도 척추가 스스로 주저앉는 압박골절이나 대퇴골, 손목 골절로 이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골다공증의 무서움은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 아무런 통증이나 자각 증상이 없다는 점에 있다. 뒤늦게 척추 압박골절로 인해 자세가 변형되고 키가 줄어든 것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상태가 악화된 경우가 많다.
특히 고령층에서의 골절은 단순한 부상을 넘어 생명을 위협한다. 척추 골절은 만성 통증과 활동량 저하를 야기해 근감소증을 가속화하며, 대퇴골 골절의 경우 장기 침상 생활로 인한 합병증으로 이어져 높은 사망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고령층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골다공증 위험군이 늘고 있다. 과도한 실내 생활로 인한 햇빛 노출 부족은 비타민 D 결핍을 초래하며, 이는 칼슘 흡수 저하로 직결된다. 여기에 불규칙한 식습관과 무리한 체중 감량이 더해지면 젊은 나이에도 골밀도가 조기에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골다공증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관리 효율이 좋아진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일수록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 골 건강 상태 평가 등을 통해 골 상태를 수치화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칼슘 섭취나 운동만으로는 이미 저하된 골밀도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전문의 진단하에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춘해병원 정형외과 박찬근 부장은 "골다공증 치료의 핵심은 골밀도를 높여 골절을 예방하는 것으로, 약물치료를 중심으로 영양 보충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필수다. 치료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우선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의 활동을 막는 '골흡수 억제제'가 대표적이다. 여기에는 가장 대중적인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경구제 및 주사제)를 비롯해, 6개월에 한 번 투여로 장기 안전성을 확보한 데노수맙, 여성호르몬 관련 약제인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 등이 쓰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골절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에게는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를 활성화하는 '골형성 촉진제'가 대안이 된다. 테리파라타이드와 같은 부갑상선 호르몬 제제나, 뼈 생성 촉진과 흡수 억제 효과를 동시에 내어 단기간에 골밀도를 끌어올리는 로모소주맙 등이 대표적인 고위험군 치료 옵션"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약물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비약물요법인 생활 습관 개선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멸치, 우유, 치즈 등을 섭취해 칼슘(일일 권장량 800~1,000mg)을 채우고 햇빛을 쬐거나 영양제를 통해 비타민 D를 보충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등산이나 걷기 등 뼈에 무게가 실리는 근력 운동과 요가 등의 균형 감각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주 2~3회 정도 실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주의할 점은 골다공증이 완치가 없는 만성 질환이라는 점이다. 증상이 없더라도 3~5년 이상의 장기적인 치료와 연 1회의 정기적인 골밀도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약물의 경우 장기 복용 시 드물게 턱뼈 괴사와 같은 부작용 우려가 있어,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휴지기'를 갖는 등 체계적인 관리가 동반돼야 한다.
박찬근 부장은 "골다공증은 증상이 나타났을 때 이미 골절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 예방적 차원의 관리가 핵심이다. 이미 골절이 발생해 수술을 받았더라도 골다공증 자체를 치료하지 않으면 재골절 위험이 높으므로,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재활을 통해 뼈 건강의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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