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수팀이 CT를 통해 한국인의 연령별 근육량 수치를 평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된다.
고대안산병원(원장 서동훈)은 최근 가정의학과 신정화 교수팀(세명기독병원 핵의학과 양승오 교수)이 '한국인에서 컴퓨터 단층촬영 기반 연령별 골격근 면적의 정상 참조값'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교수팀에 따르면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면서 근육의 양과 기능이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질환으로, 그동안 근육량 측정에는 주로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DXA)이나 생체전기저항분석법(BIA)이 활용돼 왔다.
하지만 CT를 활용한 한국인 표준 근육량 데이터는 거의 없어, 이를 활용한 정량적 평가와 진단 기준 설정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
이에 교수팀은 세명기독병원·분당차병원·아주대병원·원광대병원 등 4개 의료기관 건강증진센터에서 복부 CT 검사를 받은 20세 이상 건강한 성인 2637명(남성 1366명, 여성 1271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다기관 후향적 연구를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CT 영상에서 제3요추(L3) 단면의 골격근 면적(SMA)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이를 키, 체중, 체질량지수(BMI)로 보정한 다양한 골격근 지수(SMI)를 계산했다.
이후 20-39세 젊은 성인 그룹을 기준으로 T-score(개인의 근육량이 젊은 성인 평균 대비 얼마나 부족한지를 표준편차 기준으로 표현한 수치)를 산출해 근감소증 진단 기준점을 설정했다. T-score가 -1.0에서 -2.0 사이면 1단계 근감소증(Class I), -2.0 미만이면 2단계 근감소증(Class II)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근감소증 유병률은 연령 증가와 함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단계 근감소증의 경우, 남성은 지표에 따라 1.0%에서 5.5%로, 여성은 1.3%에서 8.3%까지 나타나, 상당수의 고령층이 근감소증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성별에 따라 근감소증을 판단하는 지표가 다르게 나타났는데, 남성은 SMA 지표가, 여성은 BMI로 보정한 골격근 지수(SMA/BMI)가 근감소증을 가장 잘 반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여성의 경우 체지방 등 다른 체성분 요소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게 교수팀의 설명이다.
신정화 교수는 "이번 연구는 건강한 한국인을 대상으로 CT를 이용한 근감소증 진단 참조값을 처음으로 제시한 다기관 연구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건강검진이나 다른 질병으로 복부 CT 검사를 받는 경우, 추가 검사 없이 근감소증 위험도를 함께 평가할 수 있게 돼 통합적인 건강 평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오 교수는 "암 환자의 경우 근감소증이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동안 표준화된 CT 기반 진단 기준이 없어 연구에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이번에 제시된 건강인 참조 데이터는 향후 종양학 분야에서 근감소증의 역할을 규명하고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글로벌 노인학 학술지 'Age and Ageing'에 게재가 확정됐으며, 학계에서는 관련 질환의 예방 및 정책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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