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부상 고부가가치 '합성생물학' 국내 경쟁력 현주소는

연구인력 등 인프라 큰 격차… 글로벌 인재 확보 전략 가장 시급

바이오 산업이 인공지능(AI)기반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첨단' 바이오 산업으로서 새로운 혁신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AI 기반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로, 과거 이론적인 단계에 머물렀던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분야가 본격적인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합성생물학은 미생물이나 생물학적 시스템을 설계하고 재구성해 의약품, 식품, 화학물질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소재와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기술적 발전과 정밀발효 기반 바이오제조 역량 향상으로 전세계 관련 제품시장은 현재 약 1천억 달러(한화 약 137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발간한 '국가 바이오 경쟁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합성생물학 분야의 시장 규모는 연평균증가율(CAGR)이 매우 높은 것으로 추산되며, 현재 400가지 이상의 잠재적 응용 분야가 보고되고 있다.

특히 바이오제조 혁신을 추동하는 합성생물학 및 바이오파운드리는 의료산업, 식품 및 농업, 환경 등 다양한 영역에 두루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첨단 바이오 분야로 평가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대규모 투자와 풍부한 민간 혁신역량을 바탕으로 선도하고 있다. 영국과 일본 역시 국가적 지원과 전략적 투자를 일찍부터 추진해 관련 기술경쟁력을 갖추었으며, 이들 국가에서는 연구인력 양성부터 인프라 구축, 국제협력에 이르기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된 혁신 생태계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은 합성생물학을 선도하는 국가로 기술 수준과 연구생태계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며, 합성생물학 R&D 역량은 학계·연구기관·스타트업·투자자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활발한 생태계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막대한 투자를 기반으로 합성생물학 분야에서 미국을 급속히 추격하고 있으며, 일부 세부 기술 영역에서는 앞서나가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활발한 합성생물학 생태계를 보유한 국가로 평가된다. 2022년 기준 유럽 전체 합성생물학 시장이 세계 시장의 약 29.3%를 차지하는 가운데, 영국은 유럽 내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과 연구기관을 보유하며 주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9년 '바이오 전략 2019'를 발표해 바이오와 디지털의 융합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스마트 셀(smart cell) 기반의 바이오산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합성생물학 시장은 아직 미국·유럽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화학·제약 분야 미쓰비시케미컬, 다케다제약 등이 스타트업과의 개방형 혁신 또는 자체 연구 강화 방식으로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도 2025년 3월 합성생물학 육성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합성생물학을 국가핵심전략기술로 지정하는 한편 올해부터 5년간 총 1천300억원 규모의 '바이오파운드리 인프라 및 활용기반 구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다만 합성생물학 분야에서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은 중위권에 머물러 있으며, 중국과 미국 등 상위권 국가들과는 큰 격차가 존재한다.

실제 연구인력 양성 및 활용 단계에서도 한국은 학부(4.7%), 대학원(3.6%), 최근 소속 기관(4.4%) 등 각 단계별로 낮은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으며, 우수 인재의 글로벌 유치와 국내 정착이 모두 미흡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글로벌 선도국으로 도약하기위해서는 과감한 인력양성 및 유치 정책, ICT 융합 기반의 혁신 인프라 확충, 민관협력 기반 범용 및 특화형 바이오파운드리 구축 등 세 박자가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교육 및 연구 환경을 강화하고 글로벌 연구인력 확보 전략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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