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건조·가려움 주증상… 재발잦아 평생관리 필요

[질병탐구 / 아토피피부염]

천식·알레르기와 함께 '봄 불청객'
유전·미세먼지 등 환경요인 영향
10대 환자 57.8%로 '유병률 최고'

아토피 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피부 습진 질환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천식, 알레르기 비염, 만성 두드러기와 함께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 중 하나다.

특히 봄철은 피부 건강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계절이다. 공기가 아직 차고 건조한 데다 꽃가루·미세먼지까지 기승을 부린다. 알레르기 염증성 피부 질환인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겪는 고통도 환절기에 더욱 커진다. 만성 질환인 탓에 재발이 잦고 피부 아래 염증이 심각한 환자도 많기에 보다 면밀한 조치가 필요하다.

보통 태열이라고 부르는 영아기 습진은 아토피 피부염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의 발생 빈도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줄어들지만, 소아,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아토피 피부염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매년 약 90만명에서 100만명 사이이며, 10대 환자가 약 57.8%정도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질환이라 증상이 완전히 호전된 수년 뒤라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으며, 증세가 심각하지 않은 것 같아 보여도 피부 아래의 염증은 무척 심하다. 그냥 두면 피부가 가렵거나 건조해지고, 심하면 갈라질 수 있다.

◇원인

아토피 피부염은 환자의 유전적인 소인과 환경적인 요인, 환자의 면역학적 이상과 피부 보호막의 이상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토피 환자의 70~80%는 가족력이 있다. 부모 중 한쪽이 아토피 피부염이 있으면 자녀의 50%에게, 부모 두 명에게 모두 아토피 피부염이 있으면 자녀의 75%에게 아토피성 피부염이 나타난다.

최근 들어서는 환경 요인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농촌의 도시화, 산업화, 핵가족화로 인한 인스턴트식품 섭취의 증가, 실내외 공해에 의한 알레르기 물질의 증가 등이 아토피성 피부염 발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환자의 80% 이상은 면역학적 이상을 보여, 혈액 속에서 면역글로불린E(IgE)이 증가한다고 한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대부분 음식물이나 공기 중의 항원에 대한 특이 IgE 항체가 존재한다. 항원에 노출되면 양성 반응을 보여 아토피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증상

아토피 피부염의 가장 큰 특징은 심한 가려움증 및 외부의 자극이나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대한 매우 민감한 반응이다. 가려움증은 보통 저녁에 심해지고, 이때 피부를 긁어서 피부의 습진성 변화가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습진이 심해지면 다시 가려움증이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아토피 피부염이 나타나는 부위는 연령에 따라 다르다. 생후 2세까지의 유아기에는 주로 머리, 얼굴, 몸통, 팔다리가 펴지는 부위에 붉고, 습하고, 기름진 딱지를 형성하며 급성기 습진으로 나타난다. 사춘기 이전까지의 소아기에는 이마, 눈 주위, 귀 주위, 사지 접히는 부위에 피부가 두꺼워지고 건조해지는 습진이 나타난다. 사춘기와 성인기에는 피부 건조, 손발 유두 습진, 태선화 등 소아기와 비슷한 분포를 보인다.

◇진단

아토피 피부염은 특정 검사로 한 번에 진단하는 병이 아니라, 환자가 가지고 있는 특징적인 증상을 토대로 진단하는 병이다. 아토피 피부염 진단 기준에 해당하는 주 증상으로는 가려움증, 연령에 따라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피부염의 모양 및 발생 부위, 아토피 질환의 가족력, 만성 및 재발 경과 등이 있다.

그 밖에 다양한 보조 진단 기준으로 피부건조증, 잦은 피부 감염, 눈 주위 색소 침착, 구순염, 안면 창백, 얼굴 피부염, 목주름, 백색 피부 묘기증, 식품, 환경이나 감정 요인에 의한 악화, 혈청 면역글로불린 E의 증가, 피부 시험 양성 소견 등이 있다. 아토피 피부염에 필요한 검사로는 혈액 검사, 피부 단자 검사, 음식물 알레르기 검사 등이 있다. 필요에 따라 이러한 검사를 시행한다.

△혈액 검사
혈액 검사는 혈액 속에 있는 면역글로불린(Ig E), 혈청 총면역글로불린(Ig E) 농도로 아토피 양상을 판단하는 검사 방법이다. 우리 몸은 내부로 침입한 외부 물질(항원)을 제거하기 위해 항체를 만드는데, 여러 항체들 중 면역글로불린 중 Ig E가 아토피와 관련이 있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80% 정도는 이 수치가 증가된 상태다. 하지만 이 수치가 정상이더라도 아토피성 피부염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진단에는 제한적으로 이용한다.

△피부 단자 검사
피부 단자 검사는 소량의 항원을 피부에 살짝 바늘로 찔러 넣어 두드러기 양상 발진이 발생하는 정도를 보고 알레르기 반응을 판단하는 방법이다. 알레르기 반응이 양성이면 주변 상황 및 환자의 과거 병력을 고려해서 유발 요인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달걀과 같은 음식물 항원에 양성 반응이 나오더라도 그것이 100% 원인 물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확진하려면 음식물로 유발 시험을 거쳐야 한다.

△음식물 알레르기 검사
음식물 알레르기 검사는 하루에 먹은 음식들과 증상 발현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한 것을 바탕으로, 의심되는 음식물이 실제 아토피성 피부염의 원인으로 작용하는지 확인하는 방법이다. 음식물 알레르기와 아토피성 피부염이 항상 동반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의사와 상의하여 필요한 경우에 시행한다. 음식물 유발 시험을 할 때는 검사 전 일주일 동안 약물 사용을 금하고, 의심되는 음식물을 2주 동안 금식해야 한다. 검사 후에 환자에게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임상적으로 원인 음식물이 아니라고 판정한다.

◇경과/합병증

아토피 피부염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 경과를 보인다. 예후는 환자의 피부 상태, 자극 요인, 알레르기 질환의 동반 여부, 세균 감염 여부 등에 따라 다양하다. 대부분 환자가 성장하면 완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그렇지만 영유아기 아토피성 피부염을 갖고 있던 환자 중 일부는 자라면서 천식이나 비염 등의 다른 알레르기 질환으로 이행하는 알레르기 행진(allergic march)의 경과를 보일 수도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인한 합병증으로는 피부감염증(단순포진, 대상포진, 농가진, 물사마귀 등), 안구 증상(아토피 결막염, 백내장, 녹내장, 망막 박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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