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체질에 맞는 치료 중요… 재발 방지 관건

[질병탐구 / 아토피피부염] 인터뷰-유다애 건국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유전·환경 등 복합적 요인 작용해
민간요법 의존말고 전문가 찾아야

아토피피부염은 고치기 어려운 난치성 피부 질환 중 하나이다. 아토피피부염은 신체적 고통 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통까지 초래하며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이 질환은 외부 병변 만을 없애는 대증 치료보다는 본인의 증상과 체질에 맞는 근본적인 치료를 통해 재발을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국대학교병원 피부과 유다애 교수의 도움말로 아토피피부염에 대해 알아본다.

Q. 아토피피부염 원인?

A. 아토피피부염은 유전, 환경, 면역, 피부 장벽, 미생물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 아토피피부염은 유전적 소인이 있어서 대부분 환자에서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 등을 포함한 아토피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 피부 장벽 기능도 아토피피부염의 중요한 병인 중 하나인데, 기본적으로 피부 장벽은 우리 몸을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하고 수분이 외부로 손실되는 것을 막아서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해준다. 그러나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는 피부 장벽 기능의 손상으로 인해 외부 알레르겐이나 감염원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피부가 쉽게 건조해진다. 피부 장벽 기능이 손상되면 Th2 사이토카인의 증가로 인해 가려움증과 염증 반응이 유발되며, 아토피피부염의 여러 증상들(가려움증, 홍반, 부종, 진물, 긁은 상처 등)이 나타나게 된다.

Q. 아토피피부염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이유

A. 아토피피부염의 증가는 최근 수십년간 급속도로 진행된 도시화, 산업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설명하는 것이 '위생 가설'인데 위생이 좋아지면서 감염성 질환은 감소하는데, 상대적으로 알레르기 질환이나 자가면역 질환은 증가한다는 내용이다. 이 외에도 대기 오염, 가정 용품이나 애완 동물 등 알레르겐에 대한 노출, 스트레스 등의 다양한 요인들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Q. 중등증-중증 아토피피부염 진단 기준

A. 아토피피부염의 중증도를 평가하는 여러 지표들이 있는데, 그 중 습진중등도평가지수(Eczema Area and Severity  Index, EASI)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각 신체 부위의 병변 면적과 심한 정도에 따라 점수(0-72점)를 산출한다. 병변의 심한 정도는, 피부 붉어짐, 부종, 긁은 상처, 태선화(피부가 나무껍질처럼 거칠고 딱딱해짐) 정도를 각각 평가한다.
증증도 진단 기준은 사용되는 지표나 연구에 따라 그 기준이 조금씩 다르나 2019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EASI 16점 이상을 중등도, 23점 이상인 경우 중증 아토피피부염으로 보고 있으며, 환자가 주관적으로 호소하는 심한 가려움증이나 삶의 질 저하 등도 중등도 평가에 함께 고려하게 된다.

Q. 소아청소년 아토피피부염 치료

A. 소아청소년의 아토피피부염은 치료가 꼭 필요하다. 심한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경우 가려움증과 습진으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수면에 불편감을 겪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불안감, 심한 스트레스 등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소아 환자에서는 이후 다른 알레르기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소아청소년 아토피피부염은 나이와 심한 정도에 따라 치료를 결정하게 되는데, 경증의 경우 보습제 사용, 국소 스테로이드 도포제 및 국소 면역억제제 사용, 악화 요인 회피 등으로도 충분히 호전되는 경과를 갖는다.

이러한 치료에 호전이 없는 중등증-중증 소아청소년 환자의 경우 사이클로스포린 A 등의 전신 면역억제제나 광선 치료 등을 고려해볼 수 있는데, 전신 면역억제제의 경우 부작용을 고려하여 주의해서 사용하게 된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인 두필루맙이 국내에서 성인 뿐만 아니라 6세 이상 소아에서 승인을 받았으며, 아직까지 두필루맙은 큰 안전성 문제없이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JAK 억제제인 유파다시티닙이 만 12세 이상 청소년에서 국내 승인을 받으면서 점차 소아청소년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치료 선택지도 증가하고 있다.

Q. 급여나 정책 등 뒷받침 되고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한가?

A. 최근 몇 년간 성인 만성 중증 환자에 대해 산정 특례 제도가 시행되어 환자들의 경제적인 비용 부담을 다행히 많이 덜게 됐다. 그러나 두필루맙 급여 투약 시 평가 기준으로 사용되는 EASI 점수에는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심한 가려움증이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등)은 포함되지 않아 환자가 호소하는 불편감과 중등도가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또한 얼굴 등 노출 부위가 국소적으로 심한 경우 역시 환자의 삶의 질 저하는 심하지만 중증 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평가 기준에 보완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또한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문진이나 신체 검진뿐 아니라 치료 방법의 결정, 교육 (보습 관리, 도포제 및 경구약 사용법 등) 등 다양한 요소들이 진료 중에 논의되어야 좋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환자 교육이나 중증도 평가 등에 대한 적정한 수가가 아직까지 마련되지 않아 이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

Q. 민간 요법에 의존하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질환 인식 개선 및 효과적 관리를 위한 조언은?

A. 아토피피부염은 적절한 방법으로 제때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이다. 나이 들면서 저절로 좋아진다거나, 심한 경우 치료해도 효과가 없다고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적절히 치료를 받지 않으면 가려움증과 습진으로 고통 받을 뿐만 아니라, 피부 감염 위험 증가, 다른 알레르기 질환으로 진행, 피부가 거칠고 딱딱해지는 태선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민간 요법에만 의존하거나 전문가의 의견과 관계 없이 자의로 도포제 등을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 치료에 따른 부작용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아토피피부염이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조기에 내원하여 현재 상태에 대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병변이 넓거나 심한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내원하면서 경과를 확인하고 상태에 맞는 처방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 JAK 억제제 등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중등증 또는 중증의 아토피피부염 환자도 이전보다 훨씬 좋은 치료 결과를 얻고 있다. 이전에 만성 중증 아토피피부염으로 치료를 포기하고 민간요법에만 의존했던 환자들도 다시 내원하여 새롭게 치료 방침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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