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난징에서 지난달 16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선진기술을 응용한 침연구와 통합의학(BIT’s 1st Annual World Congress of High Tech Acupunctureand Integrative Med icine)’학술대회가 열렸다. 중국, 캐나다, 미국, 영국, 벨기에, 오스트리아, 오스트레일리아, 멕시코, 싱가폴, 홍콩, 타일랜드 등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의 대회장은 오스트리아 그랏츠대학의 게할트 릿처(Gerhard Litscher) 교수와 중국인 루 왕(Lu Wang)이 맡아 진행했다. 루왕은 16년 간 릿처교수와 같이 연구한 중국인 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40여명의 연자들이 3일 간에 걸쳐 열띤 의견교환을 했다. 현대 과학 기술을 이용해서 침의 영역을 밝히고자 하는 여러 논문을 발표했다. 기초 과학 연구를 하는 과학자들은 신경전달의 경로와 신경전달 물질의 변화, 면역 반응, 염증반응을 집중적으로 발표했다. 해부학적 부위를 밝히는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을 주로 이용했다. 연자들은 전기 침, 레이저 침자극의 방법으로 뇌혈관 질환(뇌졸중), 당뇨병, 심장병, 우울증, 만성피로증후군에 미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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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는 연자 외에 서울대학에서 소광섭 교수가 경락의 발생과 현미경소견을 발표했다. 소교수가 연구한 김봉한 소체에 대한 견해는 유태우 고려수지침학회장이 몇 년 전에 발표한 것이었다. 발표는 8분야로 배정돼 5명의 연자가 발표하고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연자는 다른 이들의 연제발표 후 토론 중에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완 설명을 했다. 침연구의 이론적 바탕이 무엇인가를 밝히지 않고 연구한 것과 연구의 방법으로 레이저를 응용한 근거, 질환의 진단방법, 치료방법의 문제점, 효과 판정의 과학적 근거의 문제점을 확실하게 밝히는 연자가 없음이 아쉬웠다. 이번 학술대회를 참석하면서 3번의 연제 발표와 좌장을 맡아, 침의 연구에 방향과 응용에 대해 발표해서 많은 관심을 끌게 했다. 첫번째 ‘두통과 대뇌혈류’, 둘째 ‘상응부위를 이용한 두통의 진단과 치료’, 셋째 ‘과학적 근거에 의한 침연구’를 발표했다. 첫 발표에서 전통현대 의학을 연구하는 의료인에 의한 두통의 연구 현황이 아직까지 미흡해 이를 해결하고자 침에 관심을 갖는 의료인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침연구가 미흡을 지적했다. 효과에 대한 많은 논문들이 서로 다른 결과를 나타내는 여러 가지 원인도 언급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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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발표에서 두통의 진단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모든 진단이 원칙에 바탕을 둬야 한다. 특히 신경학에서 진단으로 1) 위치 해부학적 진단 2)원인진단 3)임상진단의 3단계과정을 거친다. 예를 들면 오른쪽 운동마비와 언어장애가 갑자기 생긴 환자를 관리할 때 정확한 병력을 바탕으로 추정되는 부위가 좌측 측두부 피질 부위를 1차로 생각하고, 고혈압과 고지질증이 원인이라고 판단되면 임상적으로 좌뇌중뇌혈관의 폐쇄라고 진단해서 치료에 접근한다. 두통을 관리할 때도 같은 과정을 밟아서 해야 하는데 병력만으로 불충분 한 경우가 많다. 서양의학적 진단으로 편두통이라고 진단하고 약물을 사용하면 약 70%의 환자는 관리할 수 있지만 30%의 환자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많은 서양의료인들 약물 외의 방법으로 침에 관심을 가지고 침을 임상에 이용하지만 문제점이 많은 것을 지적했다. 동양의학적으로 환자 개인의 개체성을 고려해서 치료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지만 실제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을 보면 그렇지 않음은 진단의 불충분에 원인이 있음을 지적했다. 진단의 첫 단계인 위치 해부학적 진단을 못하고 있음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소개했다. 만일 위치의 진단이 바로 되면 많은 의료인이 고질적인 두통환자에 30-35개의 침을 모든 편두통환자에게 자입하지 않을 것이고, 보툴리늄독을 이용해 30여 군데 100-150 단위의 사용양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기에 위치 진단의 중요성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방법으로 고려수지의 상응부위의 진단의 중요성과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참가자들의 깊은 호응이 있었다. 상응부위의 중요성과 장부와의 관계를 밝히는데 복진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동양의학을 하는 양측 촌관척맥의 진단은 약물사용에는 도움이 될 수 있을 망정 침의 사용에는 도움이 되지 않음을 지적하면서 촌구인영(부돌)의 비교맥진도 소개했다. 셋째 발표에서 침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지금까지 침연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침이 서구 의료계에 소개된 이후로 임상의 다양한 영역에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 해결되지 못한 여러 가지 문제로 침을 쉽게 임상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저명한 의학학술지에 게재된 두통이나 요통을 관리 침의 임상이용에 관한 논문을 두고도 아직 많은 이론이 있어, 침을 임상에 사용하는 범위를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유럽은 보험에서 인정하는 질환이 몇 개 되지 않는 현실이 됐다. 왜 이러한 상반된 주장이 나오게 됐는가? 이것은 침 연구를 하는데 근본이 되는 이론, 진단, 치료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침술의 이론에 근거한 진단과 치료의 표준화와 침의 효과를 평가하는 방법이 객관화 돼야 이를 바탕으로 침의 효과와 작용기전을 밝힐 수 있다. 침술에서 주장하는 이론을 오늘날 과학적 사고로 이해할 수 있고 학자들간에 지적 교류가 원만히 돼야 학문이 발전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발표된 침연구 논문을 보면 이론적 바탕이 분명하지 않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실험군과 대조군은 침의 이론을 기준으로 진단된 동일한 집단이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발표된 논문은 모집단의 선정을 위한 객관적 진단에 문제가 있다. 실험군과 대조군이 동일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짜 침, 가짜 침, 위약침 (placebo)의 효과를 판정한다는 자체가 무리다. 서양인들은 침을 주로 통증의 관리에 이용해 왔다. 미국의사 자격을 지닌 침구의사(medical acupuncturist)들이 제시하는 침의 영역은 건강의 증진, 질병예방, 질병의 치료라고 한다. 침술의 영역에 있어서 건강을 정의한 것을 보면 그 내용이 음양의 균형, 오장육부의 조화라는 추상적인 용어로 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침술세계에 사용하는 용어의 과학적 바탕으로 이해하는 것이 어렵기에 현대의학에 대세에 합류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 서양에서 침을 주로 통증관리에 응용했기에 건강 증진이나 질병예방을 위한 침사용 방법을 제시할 수 없었다. 침의 이론이 정립되지 않은 여건에서 구미학자들이 침과 신경이 깊은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 하에 연구를 하고 첨단 의료장비인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이나 SEPET, PET 등을 이용해 신경의 활성화나 물질 대사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자기공명을 이용해 신경활성화에 대한 침의 연구의 방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근거 중심의 침연구는 지금부터 시작해야 하고 그 방법으로 고려수지, 서금의학을 채택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좌장을 하면서 발표자들의 내용에 질문을 곁들여 흥미있게 진행하고 “서금의학은 그 동안 침의 문제점을 개선해 침 대신 할 수 있는 여러 기구를 개발해 임상에 사용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는 침술 기구 개발의 혁신이라 할 수 있다. 손에 있는 기맥과 기혈을 사용하는 대신 서금염파요법인 사이버수지침이나 사이버수지침도보를 치료에 사용하게 됐고, 기맥과 기혈을 바탕으로 인체의 경락과 경혈의 문제점을 개선해 금경, 금혈을 새로이 개발해 금경학을 제시했다”며 1시간 동안 고려수지학의 역사와 나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는 침술의 새로운 차원이라고 강조하고 마지막에는 준비했던 기구로 시범을 했다. 새롭게 고려수지 서금의학을 알리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항주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 초청을 받았지만 참가 여부는 생각해 보겠다고 의사를 보류했다. 중국에서 열리는 학회는 초청을 받고도 참가비를 내고 등록해야 하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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