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주인공은 바로 고대 안암병원은 김동식 교수팀다. 김 교수팀은 러시아, 터키, 이스라엘에서는 치료할 수 없다고 거부당해 시한부 인생을 살던 카자흐스탄 유리 니빠리레에비치(68세, 남) 씨의 수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유리 니빠리레에비치 지난해 말 이스라엘에서는 수술을 한다며 개복을 해놓고는 의료진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그대로 배를 닫아버린 환자다. 간세포암 3기. 보통 간세포암이 10cm를 넘으면 거대간세포암이라고 하는데, 유리 씨의 간 뒤쪽에는 무려 13cm가 넘는 거대 간세포암이 달려있었고 횡경막까지 암세포가 침범해있었다. CT로 확인해보니, 워낙 큰 암 덩어리 때문에 간이 반대편 방향으로 돌아가 있었을 정도였다. 처음 암을 발견했을 때는 이정도 크기는 아니었는데,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다니는 동안 암 세포가 점점 커져버렸다. 고령의 나이 때문에 간이식은 위험하다는 판단에 유리 씨는 이스라엘 최고병원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수술이 가능하다고 했고, 수술실에서 개복까지 했다. 하지만 감암 덩어리를 확인한 의료진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그대로 배를 닫았다. 유리씨 로서는 사형선고나 같은 일이었다. 그러던 중 대한민국의 김동식 교수가 간암 수술을 잘한다는 얘기를 소아외과 의사인 아들 듀라브 씨(43세)를 통해 전해들었다. 결국 지난 4월 14일 한국에 입국했고, 23일 김동식 교수에게 ‘거대 간세포암 절제술’을 받았다. 유리 씨의 ‘거대 간세포암 절제술’은 간단하지 않았다. 혹 자체를 떼는 것도 쉽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간 세포암 환자는 간경변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원래 간 기능 자체가 매우 저하돼있다. 이 때문에 수술시 간을 과도하게를 잘라내면 간 기능 부전으로 연결돼, 간이 제 역할을 할 수가 없다. 결국 사망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최대한 본인의 간을 보존하면서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했다. 특히 유리 씨는 혹도 워낙 컸을 뿐만 아니라, 암이 대정맥을 누르고 있어 암 절제를 위해서는 세심하게 대정맥에서부터 암을 박리해내야갰다. 무엇보다 이스라엘에서 한번 배를 열었다가 닫았기 때문에 배속에 흉터가 생겨 배속 장기들의 유착이 매우 심했다. 수술을 더욱 어렵게 하는 부분이었다. 다행히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또 한번의 고비가 찾아왔다. 유리 씨와같은 고령환자의 경우 큰 수술을 받고나면 섬망증상이라고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유리 씨의 경우는 이 섬망증상이 일주일가량 계속될 정도로 매우 심했다. 부인인 루아라 씨는 머나먼 타국에서 이 모든 순간을 눈물로 겪어내야만 했다. 다행히 5월에 접어든 지난주 목요일부터 유리 씨의 섬망이 사라졌다. 간 기능 역시 정상범위로 거의 돌아왔다. 유리 씨는 “모두들 버린 나에게 새 생명을 주신 김동식 교수님은 평생의 은인이다. 수술 뿐만 아니라 진심으로 나를 대하는 모습에 그 동안 움츠러들었던 마음에도 평정을 찾을 수 있었다”며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김동식 교수님을 낳아준 부모님께도 감사드린다. 뭐라고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루아라 씨도 “한국의 사람들은 모두 너무 친절했다. 김동식 교수도, 전공의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남편을 돌봐 준 간호사도, 휴일에도 쉬지 못하고 계속 전화통화를 했던 통역도 모두 친절했고, 그래서 우리 남편이 나았다”며 “우리 예쁘고 착한 며느리도 한국계 사람이다. 한국과의 깊은 인연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동식 교수는 “유리 씨와 같은 분은 이식을 하면 안되는 사람이다. 간암이 유리 씨정도와 같이 아주 심한 사람은 이식을 하면 오히려 재발이 매우 빠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실상 절제가 최선이다”며 “먼 길을 돌아오고, 어려운 고비들을 많이 넘겼지만 결국 잘 살아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리 씨의 치료는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여기에서뿐만 아니라 고국에서도 잘 치료받고 건강을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Copyright @보건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