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언청이 필리핀 남아 수술

현지 의료진 ‘50% 성공률’ 판단에도 성공적 치료

  
"마라미 마라밍 살라맛 뽀!(필리핀어: 대단히 대단히 감사합니다)"

지난 7일 서울대어린이병원 서6병동에서 낮선 외국인이 연신 두 손을 모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 주인공은 필리핀 국적의 준 씨(JUNETO GANAS. 33세, 남). 서울대병원은 의약뉴스에 이 같은 소식을 전달하고 수술 성공 일지를 공개했다.

일명 ‘언청이’로 알려진 ‘구순열’은 얼굴에서 가장 흔한 선천성 기형 중 하나다.

준 씨 아들인 제이콥을 본 필리핀 의사는(마닐라 리잘 병원 Dr. 페르난도) 수술 성공률이 50%라고 할 정도로, 아이의 구순열 상태가 심각했다. 그러던 중, 필리핀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강동현 선교사가 준 씨의 딱한 사정을 듣고, 주변 지인을 통해, 한국에서 수술이 가능한지 알아봤던 것.

이에 서울의대 동문 청담서울성형외과 김현철 원장의 도움으로, 서울대학교병원 국제 교육 기금에서 환자의 치료비 430만원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술은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성형외과 김석화 교수가 집도하기로 했으며, 강동현 선교사는 한국 입국 비자 발급과 통역을 맡았다.

서울대병원에서는 한국 방문 비자 취득이 쉽지 않은 가난한 준 씨의 한국 입국을 위해 수술예약확인서를 강동현 선교사에게 보내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도움으로 생후 23개월 된 제이콥과 그의 부모는 지난 3월 3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제이콥은 바로 서울대어린이병원에 입원했다.

김석화 교수는 낮선 한국에서 아들을 걱정하는 준 씨의 손을 맞잡으며 “필리핀에서는 수술 성공률이 50%지만, 한국에서는 100% 치료 할 수 있다”고 환자를 안심시켰다.

이후 준 씨는 다른 아이들과 똑같은 입술을 가진 아들을 볼 수 있었다. 그는 “하나님께서 저와 제 아들을 위한 뜻과 사랑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이콥을 도와주신 김석화 교수님, 김현철 원장님, 강동현 선교사님을 비롯한 많은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김석화 교수도 “수술이 너무 잘 되었다. 입술과 코의 이차변형으로 인한 수술은 5살 정도에 필요할 수 있으며, 잇몸의 뼈 이식은 송곳니의 영구치 뿌리가 어느 정도 형성이 되는 9~10살 정도에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예쁜 입술을 찾은 제이콥과 부모는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좋은 추억을 간직한 채, 4월 7일 퇴원했고, 28일 고국인 필리핀으로 향할 예정이다.

이때까지 항공편과 한국 체류를 도운 유성렬 목사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좋은 추억을 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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