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에게 ‘치유와 위로’를 목표로 연세암병원이 ‘차세대 암 진료’를 시작했다. 연세암병원은 1969년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연세암센터’를 모체로 설립, 국내는 물론 아시아를 넘어 미래 암병원의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다. 또 최고 수준의 암치료, 환자 중심의 진료프로세스, 새로운 환자 경험 등을 통해 글로벌 허브 암병원을 지향하겠다는 방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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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암 치료의 시작을 ‘관심’에 두려고 한다.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만 암 환자들은 병원에 가장 바라는 점이 ‘내가 얼마나 힘든 상태에 있는지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이라며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치료의 시작으로 모든 환자를 ‘백’있는 환자처럼 대하겠다”고 말했다. 연면적 10만5000㎡(3만2000평), 지상 15층(지하7층) 510병상 규모로 지어진 연세암병원은 건축비만 해도 2530여억원이 소요됐다. 또 위암, 간암 등 15개 암 전문센터를 비롯해 암예방센터, 암지식정보센터, 완화의료센터 등의 특성화 센터를 둠으로써 암 예방부터 진단, 치료, 교육까지 모두 맡는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암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연세암병원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세계적인 암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지난 2005년 5월, 연세암병원 설립을 위해 미국 MD앤더슨 홍완기 교수를 위원장으로 미국 에모리대, 일본 긴키대, 홍콩 중문대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자문위원회가 결성됐다. 또 여기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설계와 건축이 이뤄졌고 운영 체계도 마련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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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암병원은 환자 서비스 프로그램을 통해 세 가지는 낮고, 세 가지는 높은 ‘3저(低) 3고(高)’ 병원을 지향한다. 즉 통증, 대기시간, 불안은 낮추고, 전문가 확보, 정확한 설명, 새로운 환자 경험은 더욱 높이기로 한 것. 이는 종전의 암병원이 암 환자의 불안 등의 정서적인 부분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상태에서 암 치료에만 집중하다보니 정작 인격체로서 환자가 소홀한 취급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했다. 노성훈 연세암병원장은 “치료를 잘하는 것은 기본이며, 치료 과정에서 불안이나 우울증 등 수많은 감정적인 변화까지 고려해 환자가 받는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설명을 잘하는 병원,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은 병원, 약속을 잘 지키는 병원, 통증이 없는 병원,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병원 등 환자에 우선을 두는 병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병원장은 또 “기존의 암병원이 주로 암 발생 후 진단 및 치료에 중점을 뒀다면, 연세암병원은 고위험자를 갖고 있는 환자를 중심으로 암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고 감시, 관리하는 암센터를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신 치료장비도 대폭 확충 연세암병원은 로보틱 IMRT(세기조절 방사선 치료기)를 아시아 최초로 도입했다. 이 장비는 기존 IMRT나 사이버나이프에서 한 차원 발전된 형태로 광자선에너지를 6개의 관절로 구성된 로봇에 장착해 치료 효율을 극대화했다. 라이낙(LINAC) 방사선 치료기도 기존 3대 외에 3대를 추가로 도입해 6대를 가동한다. 신규 도입되는 라이낙 중 1대는 가장 최신의 기종으로 기존 장비에 비해 고선량의 방사선 조사가 가능해 치료 시간을 1/3로 줄였다. 이를 통해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2차 방사선량을 약 70% 경감시켜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 토모테라피 3대도 이전 가동되며 암 수술에 특화된 다빈치 로봇수술기도 신규 도입 1대, 본원 이전 2대 등 총 3대를 운영한다. 특히 연세암병원은 꿈의 암치료기라 불리는 양성자치료기도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 11일 양성자치료기 도입과 관련, 프로노바(ProNova)사와 MOU를 체결했으며 이에 따라 양성자치료기 도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연세암병원은 또 입원하지 않고 항암 치료를 받는 외래 항암약물치료센터를 확충, 어른(90병상)과 어린이(10병상) 구역을 구분해 운영한다. 2~3시간 동안만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를 위해 리클라이너로 구성된 단기항암제 주사실도 별도로 마련했다. ‘녹색병원’을 지향하는 연세암병원은 태양광 발전 설비와 태양광 가로등을 설치하는 한편, 내부 인테리어 마감재도 친환경, 재활용 제품을 사용해 새집증후군을 최소화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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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암병원의 3대 특화센터도 눈에 띈다. 위암, 폐암, 대장암 등 암종별 15개 센터와 더불어 3개의 신설 특화센터가 서로 연계해 치료를 넘어 돌봄의 전인적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노 병원장은 “기존의 암 치료가 질병 자체의 신속한 치료에 무게를 두다 보니 환자의 다양한 신체적, 정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했다. 더욱이 환자 가족이 겪을 심적 부담을 덜어준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며 “연세암병원은 암을 치료하는 3차 병원에서 보호자까지 포괄하는 암환자 가족의 ‘삶의 질’까지 치유하고 관리하는 4차 암병원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스트팀' 운영…다학제 진료 확대 연세암병원은 환자 상태에 따라 복합치료가 필요한 여러 진료과의 참여를 위해 다학제 진료팀을 운영한다. 이미 세브란스병원도 대장암 등 일부 질환에 대해 다학제 진료를 시행해오고 있다. 연세암병원은 이 팀을 '베스트팀'으로 이름을 정하고, 난치암과 복잡한 암을 대상으로 다학제 진료를 시행해 추후 초기 암부터 전이암 등으로 다학제 진료를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베스트팀'을 운영하는 센터는 간암, 갑상선, 대장암, 두경부암, 식도암, 위암, 유방암, 폐암 등 8개이며 차츰 모든 센터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베스트팀 진료를 위해 연세암병원은 외과, 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등 다학제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진료할 수 있는 4개의 진료실을 확보했다. 모든 다학제 진료는 환자와 보호자, 각 암센터 팀원 모두가 진료실에서 진료에 참여하는 대면진료가 원칙이다. 그러나 수술이 많은 외과나 영상의학과처럼 진료과 특성상 다학제 진료에 참여할 수 없을 때는 수술실 안이나 영상의학과 사무실에서 화상으로 다학제 진료가 가능하도록 화상진료시스템 구축도 계획 중이다. 현 재의 건강보험 수가 체계에서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 여러 명의 전문의가 진료를 보더라도 1명의 전문의만 진료비를 청구할 수 있다. 이는 다학제 진료가 확대되는데 장애가 되고 있으며 정부의 조속한 조치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노 병원장은 “연세암병원은 지금 당장 관련 법규나 제도의 수정이 어렵다 하더라도 다학제 진료가 암 치료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판단해 과감히 투자할 계획”이라며 “현재로서는 4개의 다학제 진료실을 두지만 다학제와 관련된 연구가 진척되고 사회적, 제도적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더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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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창 연세암병원 부원장을 팀장으로, 의사 49명, 코디네이터 17명 등 총 66명으로 구성되는 굿닥터팀은 환자와 가족들이 연세암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하기 전부터 치료 후 관리, 교육 등 전 과정에서 환자 서비스를 총괄 담당한다. 굿닥터팀 운영으로 연세암병원에 암환자를 의뢰하는 타 병원 의사들이 전화나 이메일 등을 통해 환자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게 돼 환자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등 전원 과정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암 치료를 마친 사람, 암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 암 치료 중 다른 질환에 걸린 사람, 암 가족력이 있어 암 발병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 등에 대한 교육, 상담, 정보 제공 등도 맡기 때문이다. 국닥터팀은 다른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을 뒤 연세암병원에서 2차 소견(second opinion)을 원할 때 이를 해당 분야 교수에게 의뢰하는 등의 역할도 담당한다. 통증, 대기시간, 불안은 낮추고, 전문가 확보, 정확한 설명, 새로운 환자 경험은 더욱 높이기로 했다. 종전 암병원이 암 환자의 불안 등의 정서적인 부분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상태에서 암 치료에만 집중하다보니 정작 인격체로서 환자가 소홀한 취급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노성훈 연세암병원장은 "100여년 전 세브란스병원이 한의학밖에 없던 조선 사람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의학을 선보였듯이, 연세암병원도 우리나라 암 치료 역사를 새로 써나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철 연세의료원장은 "연세암병원은 누구나 와서 암이라는 이겨내기 힘든 짐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환자에 대한 관심, 의료진이 수고를 아끼지 않으며, 환자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주는 곳이 되겠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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