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의학·과학 연구 역량 세계적“

리차드 호튼 란셋 편집장, 분당서울대병원 개원 10주년 기념 학술포럼서 강연

  
올해로 개원 10주년을 맞아 분당서울대병원이 지난 11일 개최한 학술 포럼에서 리차드 호튼 란셋 편집장은 '세계 보건의 향후 과제'라는 주제로 한 특강을 통해 "사회적 진보를 측정하는 잣대는 GDP가 아니라 보건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건의 성공은 국가의 성공과 직결되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달성하고 인류의 발전을 위한 핵심 원동력은 보건과 웰빙"이라며 "지난 10년간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이 세계 최고의 증거를 모아놓고 아동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 근거를 만들고 이를 정책입안자들에게 제시하여 5세 이하 영유아 사망률을 대폭 줄인 것처럼 과학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은 인류를 위해 사용해야 하며, 글로벌 질병과 관련해 보건 분야에서 이룬 업적은 매우 희망적”이라고 평가했다.

리차드 호튼 란셋 편집장 "앞으로 보건 분야에서 주력해야 할 문제는 심혈관, 뇌졸중, 암, 만성호흡기질환 등과 같은 비 감염성질환이다. 전 세계가 그동안 비감염성질환을 방치해 왔고, 최고의 증거를 모아 전 세계 정책 입안자들에게 제시해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 활동을 펼쳐야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도록 하는 것이 의학저널의 역할이고 결국 과학자들은 지구의 미래를 바꾸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과학연구 분야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란셋 투고 논문수를 보면 5년 전만하더라도 서태평양 지역 국가는 탑 10에 없었지만 현재는 중국이 탑 3다. 한국도 상승 추세에 있고, 한국의 여러 과학자들이 논문을 발표하는 의지가 높고 이에 대해 해외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과학 논문을 발굴하고, 사회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증거들을 많이 모아 달라"고 덧붙였다.

에밀리 마커스 셀 대표 편집장은 '과학 사회에서 저널 편집장의 역할'라는 주제로 한 특강에서 "기초과학의 매커니즘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초과학과 임상의 간극이 줄어줄고 있다. 글리벡과 같이 기초과학으로 시작해 임상으로 발전한 성공사례는 수없이 많다. 과학자들의 새로운 연구를 적극적으로 알려 여러 분야에서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저널 편집장의 역할이며, 한국의 과학자들도 과학담론에 참여하는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 저널에는 월 200여편의 논문이 접수되고 그 중 50%가 피어 리뷰(Peer Review)로 채택되고, 피어 리뷰를 한 논문의 25%가 발행된다. 2012년 셀 지의 한국 논문 게재율은 10%로 전체 평균 15% 보다는 낮지만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것임을 감안할 때 매우 고무적이고, 국제적인 무대에서 영향력이 급부상하고 있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의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의 개발과 진전이 매우 인상 깊고 흥미로웠다. 10년 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 성장과 발전을 이룬 지금의 성과들은 많은 병원들에게 시사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의학, 과학 그리고 사회'라는 주제로 개최한 이번 포럼에는 세계적인 의학저널인 란셋(Lancet)의 편집 책임자인 리차드 호튼 편집장, 셀(Cell)의 에밀리 마커스 대표 편집장, 의학저널 분야 세계 최대 출판업체인 엘세비어(Elsevier) 지영석 회장을 비롯해, 강대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장, 조승열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홍성태 서울의대 교수 등이 참여해 의학저널의 역할과 비전에 대한 열띤 토론의 장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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