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러시아 14개월 환아 간이식 성공

선천성 담도폐쇄증 아기, 모친 간 이식후 회복

  
14개월 된 러시아 남자 아이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에서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6일 오전 퇴원했다.

지난해 2월 27일 러시아 극동 아무르 주에서 아버지 마누크(24살) 씨와 어머니 율리아(24살) 씨 사이에서 태어난 바딤 환아다.

출산 전 부모는 러시아 모스코바의 한 병원에서 (곧 출산할) 아들의 간에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고, 환아는 출산 후 1주일 만에(2012년 3월 4일) 같은 병원에서 선천성 담도 폐쇄증을 진단받았다.

같은 달 14일 같은 병원에서 담도 폐쇄증 환아들이 대부분 받는 ‘카사이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환아는 작년 7월부터 고열이 지속되고, 올해 2월부터는 황달도 심해졌다.

때마침 아버지 마누크 씨의 부친이 지인으로부터 “한국의 의료수준이 매우 뛰어 나니, 한국에 가서 치료를 받으라”고 추천을 받았다.

이들 부부와 환아는 올 3월25일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외래를 방문, 소아청소년과 고 홍 교수의 진료를 받았다.

고홍 교수는 “황달도 심하고, 복수도 많이 찬 상태로 병원을 찾았다”며 “카사이 수술을 받고 나서 예후가 좋지 않아 이식을 받아야 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환아는 4월 3일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에 입원해 혈액형(O형)이 같은 어머니로부터 간을 이식 받았다.

4월 15일 간 이식 수술을 진행한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 김명수 교수는 “엄마와 혈액형이 같았고, 이식하기에도 어머니의 간 사이즈가 적당했다”며 “소아 간이식 경험이 많아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막상 개복을 해보니 장기 유착이 심한 상태였다”며 “몸무게가 10Kg이 넘지 않아 혈압과 마취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퇴원하면서 아버지 마누크 씨는 “사는 곳과 수술을 받았던 모스코바는 거리가 너무 멀어 치료에 집중할 수 없었고, 계속 아이의 상태는 악화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모스코바에서는 이식을 하긴 해야 하는데, 언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의료진의 모습을 보며 보호자로서 불안했으나, 한국의 의료진은 수준도 높고, 1달간 입원하면서 스트레스도 거의 받지 않을 만큼 의료진에게 믿음이 갔다”고 전했다.

바딤 환아는 지난 6일 오전, 주치의인 이식외과 김명수 교수팀의 환송을 받으며, 퇴원했다. 바딤은 향후 정기적으로 세브란스병원을 방문해 정기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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