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비는 건국대병원과 중국 목단강시, 러시아 사업가 리삭 게나지(62)씨가 마련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013 나눔의료의 일환’으로 마리아의 항공권과 체류비를 지원했다. 중국에서 온 청 위에(16)는 대동맥판막 폐쇄 부전증과 대동맥판막 폐쇄 협착증을 안고 태어났다. 체력이 약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였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수술은 엄두도 못냈다. 그러다 2년 전 사춘기와 함께 상태가 악화됐다. 낯빛은 급격히 어두워졌고 걷기조차 힘들었다. 청 위에의 부모는 밤낮으로 갖가지 일을 해 수술비를 모아 중국 목단강심혈관 병원을 찾았다. 때마침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가 며칠 간 병원을 찾을 예정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청 위에 가족은 수술을 신청했지만 안타깝게도 수술을 받을 수 없었다. 의료진은 청 위에의 경우, 상태가 심각해 수술 뒤에도 위급상황이 올 수 있어 주치의가 최소 몇 주간 지켜볼 수 있는 환경에서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청 위에의 안타까운 사연은 건국대병원과 목단강시, 리삭 게나지 씨에게도 전해졌고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무료로 수술을 받게 됐다. 청 위에는 지난 17일 수술 뒤 외과계 중환자실에서 집중 관리를 받고 20일 일반 병실로 옮겼다. 심장초음파와 CT 촬영 결과, 경과가 좋아 지난 26일 퇴원했다. 청 위에의 어머니인 리우 리쥐엔(44)씨는 “다음날도 기약하기 어려웠던 아이가 수술 후 며칠 만에 스스로 걷고 학교생활을 꿈꾸며 환하게 웃는 모습에 그저 감격스러울 뿐”이라며 “송명근 교수님을 비롯해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온 크루티아코바 마리아(4)는 선천성 심실중격결손이었다. 마리아는 부부에게 오랫동안 기다려온 아이였다. 임신 기간 동안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태어나서야 심장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마리아의 어머니 야키미시나 안나(30)씨는 “아이가 잠이 들면 심장이 언제 멈출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매번 청진기를 아이 가슴에 대고 귀 기울여 심박수를 세곤했다”며 “수술이 잘 됐다는 말에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리삭 게나지(62)씨는 지난 1998년 송명근 교수에게 심장이식을 받은 인연으로 수술비 후원에 참여하게 됐다. 게나지씨는 “내가 심장병으로 생사의 고비에 섰을 때 송 교수님을 만나 살아났다”며 “심장질환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앞으로 게나지씨는 1년에 네 번, 심장병 환자의 수술비를 후원할 계획이다. 한설희 병원장은 “세 나라가 도움을 모아 치료해 더 뜻깊은 수술이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해외 환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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