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스스로 사멸하는 단백질 발견

서울대 백성희 교수팀, 암 진단-치료제 개발 새 전기 마련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의 사멸을 촉진해 암 발생을 억제하는 새로운 매커니즘을 규명해내 암 진단과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13일 교과부에 따르면 백성희 서울대(생명공학부)교수팀은 DNA가 손상된 상황에서 RORα(알오알 알파)단백질의 발현이 유도되면, 암 억제 기능을 가진 p53 단백질을 안정화시켜 궁극적으로 암 발생을 억제한다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전문지인 셀(Cell)의 자매지 '몰레큘라 셀(Molecular Cell)'誌 12월 9일자(현지시간)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백 교수팀에 따르면 p53 암억제 유전자는 세포 사멸을 촉진해 암으로 진행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DNA 손상 신호에 의해 RORα 단백질의 발현이 늘어나면, p53의 탈유비퀴틴화를 촉진해 p53을 안정화시킨다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

백 교수팀은 유전체 분석을 통해서 RORα 단백질은 일련의 p53 타깃 유전자들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는데, 흥미롭게도 이들 타깃 유전자들은 모두 세포 사멸에 관련된 유전자들이었다는 설명이다.

p53과 RORα 두 종류의 암억제 유전자가 서로 함께 작용한다는 사실은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앞서 백성희 교수팀은 지난해 RORα가 대장암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표한 후, 후속 연구로 이번에는 RORα가 p53 암억제 단백질을 안정화시킨다는 점을 밝혀 RORα가 암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는 것을 뒷받침하게 된 셈이다.

백성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오랫동안 소뇌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유전자로만 알려진 RORα가 암세포 사멸 기능을 직접적으로 조절한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으로, 암 진단의 새로운 단서를 제공하고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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