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온열요법(31)-경락실험 침술위험성 최초로 밝혀

CD2-1합곡에 작은 침 자극 후 음양맥상 악화

2004년에는 이침법이 어떤 원리로 효과가 나타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음양맥진법으로 분별하고 이침으로 자극해 보았다. 자극 전, 이침 혈위도(耳鍼穴位圖)와 이개반응부위도(耳介反應部位圖) 등을 보니 귓구멍 주위와 반대편(귀 뒤편)에 부교감신경 가지인 미주신경이 많이 분포돼 있었고, 귓바퀴 주변에는 교감신경 가지가 분포돼 있음을 확인했다.

음양맥상을 분별한 후, 미주신경 분포구역인 귓구멍 주위에 작은 침을 몇 개 자극하자 음양맥상이 악화됐다. 이때 부교감신경 가지인 미주신경을 침으로 자극하면 부교감신경이 저하되고, 반사적으로 교감신경의 긴장·항진반응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본 침구학의 대가인 고(故) 마나카 요시오(間中熹雄) 박사는 그의 저서 『침술입문』에서 “교감신경을 손상시키면 교감신경이 억제되고, 부교감신경을 손상시키면 부교감신경이 억제된다”고 했다.
2008년까지만 해도 필자는 중국의 경락 침술이 효과가 있다고 믿고 존경해 왔다. 체침하는 사람들이 고려수지침에 대해 수많은 탄압과 시비를 걸어도, 경락의 체침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았다. 중국의 침술은 2000여 년간 내려온 학문으로 전 세계의 침구사들이 시술하고 있으며, 비록 과학적인 근거·설명·이해가 없어도 효과성을 인정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08년 제19회 한일서금요법학술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경락실험을 해 보았다. 100여 명 이상 모인 가운데 공개적으로 다양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전, 실험 대상자의 맥박수를 측정하고 음양맥상을 분별했다. 그런 다음 신체 경락인 CD2-1 합곡(合谷)에 작은 침을 자극한 후 맥박을 측정해 봤더니 맥박수가 빨라지고 음양맥상이 크게 악화됐다. 서금요법으로 맥상을 조절한 후 이번에는 CD7 곡지(曲池)를 T침으로 자극해 보았다. 역시 음양맥상이 악화됐다.

CD6 수삼리(手三里)·CE39 족삼리(足三里)에도 T봉(찌르지 않고 피부 압박)을 붙이자 맥상이 악화됐다. CA12 중완(中脘)·CE22 천추(天樞)·CA7 단전(丹田)·등줄기·어깨 등에서도 실험 결과 음양맥상이 악화됐다.

이러한 실험은 동양의학 2000여 년 만에 처음 시도된 실험이다. 동양의학 학자들은 침술이 효과가 있다고 하나 효과의 객관적인 입증이 크게 부족했으며, 동양의학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동양의학이 왜 나쁜지를 명확히 규명하지 못했다. 그간 동양의학은 신비주의로만 생각했는데 이 실험을 계기로 침술의 위험성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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