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견딜 만하던 손목이 밤만 되면 욱신거리고, 손끝이 저려 잠에서 깨는 환우들이 있다. 손목 통증이 유독 밤에 심해진다면 단순 피로보다는 손목 안쪽 신경이나 관절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원인은 손목터널증후군이다. 손목 안쪽의 좁은 통로(수근관)를 지나는 정중신경이 눌리는 질환으로, 밤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잠자는 동안 손목을 구부린 채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수근관 내부 압력을 측정한 연구에서도 환자군은 손목을 편 상태에서 이미 정상인보다 압력이 높았고, 손목을 굽히거나 젖히면 압력이 훨씬 크게 올랐다.
가산본튼튼의원 이종원 대표원장은 "엄지와 검지, 중지가 저리면서 밤에 증상이 심해진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여성이나 나이가 많은 경우, 손목을 반복적으로 쓰는 경우, 당뇨나 갑상선 질환이 있는 경우 발생 위험이 높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목이 뻣뻣하고 붓는다면 관절염도 감별 대상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아침이나 오래 쉰 뒤에 통증과 뻣뻣함이 심해지고 양쪽에 비슷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손과 손목에서 시작되는 일이 흔하다. 퇴행성 관절염이나 과거 골절·인대 손상 이후 생긴 관절염도 손목 통증과 붓기, 움직임 제한을 일으킨다"고 전했다.
이종원 원장은 "목 디스크도 손가락 저림을 일으킬 수 있어 증상만으로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진찰과 함께 필요에 따라 근전도·신경전도 검사로 신경이 어디서, 얼마나 눌렸는지 확인해야 치료 방향을 정확히 잡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치료는 원인에 맞춰 비수술 방법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잠잘 때 손목을 곧게 고정하는 보조기를 착용해 신경 압박을 줄이고, 같은 자세로 손목을 오래 쓰지 않도록 생활 습관을 조절한다. 통증과 염증이 심하면 약물이나 주사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관절염 역시 활동 조절과 보조기, 약물, 운동치료가 기본이 된다"고 전했다.
보조기를 꾸준히 착용하는 것만으로 밤 증상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지만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저림이 계속되거나 엄지 힘이 약해진다면 신경 손상이 진행될 수 있으니 미루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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