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이 자꾸 불규칙하다면…'다낭난소증후군' 살펴봐야

월경불순·다모증·여드름 등 증상 다양…대사·수면·정신건강도 함께 관리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이제연 교수

규칙적이던 월경 주기가 갑자기 길어지거나 월경을 건너뛰는 일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컨디션 변화로 넘기지 말고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체중 증가와 함께 다모증이나 여드름 등이 나타났다면 다낭난소증후군(PCOS)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

다낭난소증후군은 배란장애와 남성호르몬 증가 등이 나타나는 가임기 여성의 대표적인 생식 내분비 질환이다. 월경불순뿐 아니라 다모증, 여드름, 여성형 탈모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인슐린 저항성, 혈당 이상, 복부비만, 혈압 상승 등 대사 이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수면무호흡증이나 코골이, 우울감과 불안 등 수면·정신건강 문제와도 연관될 수 있어 월경과 임신 여부만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이제연 교수는 "월경불순은 다낭난소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규칙적인 정상 배란이 일어나지 않아 월경 주기가 길어지거나 월경을 건너뛰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월경불순이 모두 다낭난소증후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심한 체중 감소를 비롯해 갑상선질환, 고프로락틴혈증 등 다양한 원인이 월경 주기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월경불순의 발생 원인은 다낭난소증후군 외에도 다양하므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소년은 진단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다낭난소증후군으로 인해 초경이 늦어질 수 있지만, 사춘기에는 생식호르몬 체계가 아직 성숙하지 않아 월경이 불규칙하거나 여드름이 생기는 것이 정상적인 변화일 수도 있다.

이 교수는 "초경 후 3년이 지나서도 월경 불규칙이 지속되거나 아예 초경이 시작되지 않는 경우에는 산부인과 미성년클리닉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초경 후 약 8년 이내에는 정상적인 사춘기 과정에서도 난소에 작은 난포가 많이 관찰될 수 있다. 따라서 초음파에서 난소가 '다낭난소'처럼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다낭난소증후군을 진단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다낭난소증후군에는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질환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교수는 "엄마가 다낭난소증후군이라고 해서 딸에게 반드시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친자매가 다낭난소증후군 진단을 받았다면 의심 증상이 나타나는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령에 따라 증상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다낭난소증후군 여성은 40대 초반 이후 월경 주기가 규칙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으며, 다모증과 여드름 같은 남성호르몬 관련 증상이나 초음파상 다낭난소 양상도 점차 감소할 수 있다.

다낭난소증후군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임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배란장애는 다낭난소증후군에서 나타날 수 있는 난임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지만,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면 임신을 시도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다낭난소증후군으로 인한 배란장애는 난임의 흔한 원인이 된다"면서도 "다낭난소증후군이 있다고 임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정확한 진단과 효과적인 배란 유도 치료로 성공적인 임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치료 역시 모든 환자가 같은 방식으로 받는 것은 아니다. 월경 주기, 남성호르몬 관련 증상, 임신 계획, 체중과 혈당 등 대사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리 방향을 정하게 된다.

이 교수는 "다낭난소증후군은 치료가 불가능한 영원한 불임이 아니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질환도 아니다"며 "정확하게 진단받고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해 상태에 맞는 평생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월경불순이나 다모증, 여드름 등 의심 증상이 지속된다면 임의로 판단하기보다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료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김아름 기자